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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현장실습 '열정페이' 없앤다···최저임금 70% 지급 추진

입력 2020.01.22. 16:46 댓글 0개
근로계약 체결 가능…상해·산재보험 가입 의무화
표준실습 유급 의무화…자율실습 일부 무급 허용
학생 부당지시·위험 노출 시 중단·시정 요청 가능
"단기적으로 실습 줄어들 수도…인센티브↑추진"
[천안=뉴시스]이종익 기자 = 충남 천안의 연암대학교 스마트팜 수직농장 실습현장. 2020.01.21. (사진=연암대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연희 기자 = '열정페이'와 위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학생 현장실습이 표준화된다. 근로계약서를 쓸 수 있고 정형화된 실습의 경우 최저임금 70% 이상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실습생들이 상해·산업재해 보험에 의무가입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개선 방안' 시안을 대학에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교육부는 대학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상반기 확정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현장실습학기제 표준화…실습기관 책무성 강조

2018년 산학협력활동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현장실습에 참가한 학생 중 5만8105명(37.9%)이 무급으로 일했으며, 2만5531명(16.7%)은 30만원 미만의 실습지원비를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한 전문대 학생이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만큼 대학생 현장실습이 열악한 환경에서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에 정부가 나서 산업체에 처우개선 요구,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우선 학교 밖 학기단위로 이뤄지는 실습학기제를 '현장실습학기제'로 용어를 통일하고, 이를 '표준 현장실습학기제'(표준실습)와 '자율현장실습학기제'(자율실습)로 나누기로 했다.

표준실습은 표준기준과 절차를 따라야 하는 정형화된 실습학기제를 뜻한다. 미국이나 캐나다가 운영하는 현장실습학기제 Co-op(Co-operative education)처럼 실습 위상과 기관, 실습생의 책무를 강화한 것이다.

반면 자율실습은 학교와 기관 간 협약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제도다. 체험·직무 습득과 같이 교육적 목적이 강하다.

표준실습의 경우 앞으로 실습생에게 최저임금 70% 이상의 지원비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실습운영계획을 세울 때 표준서식을 사용하도록 해 실습요건과 운영 절차 등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북부소방서는 동강대학교 응급구조학과 학생들이 다음달 14일까지 4주간 구급차량 동승 현장실습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사진=광주 북부소방 제공) 2020.01.20.photo@newsis.com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현장실습 관련 사업을 관할하는 부처는 올해부터 실습지원비 지급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을 2021년 각 대학과 산업체·기관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원에서 직업계고 학생에게 최저임금 70% 이상 지급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내세울 계획"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실습기관의 부담이 높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2~3월 중 집중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율실습은 교육과정에서 필요한 실습에 초점을 맞춘다. 근로 성격이 강한 현장실습일 경우 표준실습처럼 기준을 준수하도록 유도한다.

자율실습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제한적으로 무급으로 운영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교육목적과 학사일정에 따른 실습교육 기회 제공 ▲실무능력 습득에 도움이 되며 실습기간이 영리를 취하지 않음 ▲단순·반복적 업무 부여 없음 ▲무급이라는 점을 실습기관·대학·학생 상호 인지 ▲1주 15시간 미만 2개월 초과 불가 등을 충족해야 한다.

대학정보공시에서는 표준실습 실적을 공시하도록 하고, 각종 국고사업 평가에서도 실적을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장실습이 무급이 허용되는 자율실습으로만 쏠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근로계약 체결 가능…안전사고·성희롱 예방 및 대응 강화

이번 제도개선방안에는 실습생의 권익을 보호하고 실습을 내실화하기 위한 과제도 담겼다.

우선 대학과 기관 협의 하에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현장실습계약을 맺고 일반 근로자와 달리 대했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호남대학교의 100% 리얼리티 현장교육 프로그램인 2019 리얼월드 프로젝트(Real World Project)가 긴장과 설렘 속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며 1일 마무리됐다. 조리 실습 장면. 2019.09.01 (사진=호남대 제공)photo@newsis.com

또한 실습기관에서 직무 외 업무를 지시·강요하거나 실습지원비를 기준 이하로 지급한 경우, 안전·위생 등이 보장되지 않은 환경에서 근무해야 하거나 성희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학이 실습기관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대학은 현장실습을 중단하고 학생이 학교로 복귀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

실습생을 보호하기 위한 상해보험과 산업재해보험도 의무화한다. 이전에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에 한정해 약 6만명이 산재보험에 가입했지만 앞으로는 전문대학·일반대까지 총 22만명이 가입하게 될 전망이다.

표준실습의 경우 학생들이 사전교육과 중간·결과점검 등 내실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전체 실습시간의 10~25% 범위에서 교육시간을 두도록 했다.

교육부는 교생실습을 비롯해 선박직원이·사회복지사 등 국가전문자격을 따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실습도 별도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에 대학을 통해 학생에게 지급하던 국고지원금을 대학과 실습기관을 통해 한 번에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실습에 참여한 학생이 실습기관과 대학을 통해 지원금을 따로 받는 방식이었다. 교육부는 2021년 이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열정페이 논란이 해소되고 실습기관 역시 지원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밖에 기업의 현장실습학기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현장실습학기제 발전을 연구하고 인증하는 기구로 '산학연계현장실습지원협의회'(KACE·Korea Association for Cooperative & Work-Integrated Education)를 구성하고 권역별 지원협의회를 통해 지역 차원의 균형발전을 유도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 개선 때와 마찬가지로 당장 현장실습 기관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도 "3월부터 기획재정부와 실습기관 참여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등 제도개선안이 현장에 안착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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