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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미래다]건설현장에 인공지능 로봇이 움직인다
입력 2020.01.22. 14:28 댓글 0개드릴링·페인트칠 단순 작업 후 정밀 작업 확대 방침
건설현장에 사고 줄이는데도 인공지능 CCTV 활용
대우건설, 인공지능 접목한 지능형 CCTV 도입 준비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활용성 확대
SK건설, AI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 업계 첫 구축
대우건설, 시방서 분석 인공지능 프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변화에서 건설산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전 산업계에서 새로운 기술 도입을 통한 융합과 혁신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스마트 건설', '디지털 건설'을 실현하려는 건설업계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스마트·디지털 건설기술은 적용 목적과 기능에 따라 ▲플랫폼 기술 ▲데이터 분석 기술 ▲현장 적용 기술로 구분된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분석과 현장 적용 분야에서 모두 활용되고 있다. 각종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건설기술의 지능화를 지원하고, 현장에서는 지능형 건설장비, 로보틱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능형 건설장비와 로보틱스는 생산성과 정확성을 높일 뿐 아니라 인간이 하기 어려운 영역에서도 작업이 가능해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디지털 건설기술을 건설 현장에 적용하면 공사비를 절감하고,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활용성이 미미했지만 최근 지능화를 통해 새로운 기능이나 역할에 대한 적용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 적용 기술에는 지능형 건설장비, 로보틱스, 모듈러, 3D프린팅, 증강현실 등이 있는데 로보틱스와 지능형 건설장비는 시공 자동화와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시공 단계에서 주로 활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건설현장에 AI 로봇 속속 등장
실제로 국내 건설현장에서도 지능형 건설장비와 로보틱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인공지능을 갖춘 산업용 로봇을 건설 현장에 투입하며 미래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설 로보틱스 분야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다관절 산업용 로봇을 국내 건설 현장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일단 드릴링, 페인트칠 등 단일 작업에 투입한 후 단계적으로 용접, 자재정리 등 보다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 공정에도 투입할 방침이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제조업 공장 등 고정된 환경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 수행만이 가능했는데 현대건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 숙련공이 하던 업무 패턴을 프로그래밍화해 기존의 다관절 로봇에 입력시켜 움직임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로봇이 수행하는 특정한 작업을 소프트웨어 언어로 전환해 사람의 손과 팔만큼 정밀한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로봇이 작업 위치까지 이동할 수 있게 자율주행기술을 보유한 운반용 기계차량에 탑재해 현장 어디에서나 작업이 가능하다.
이러한 로봇은 작업자의 숙련도나 컨디션에 영향을 받지 않아 시공 시 균일한 품질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24시간 작업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또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에 투입할 경우 안전사고 예방 효과도 있어 건설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지던 건설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 로보틱스 산업을 미래 건설 신기술의 한 축으로 삼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건설 로봇의 현장 도입은 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인한 숙련공 부족에 따른 건설 생산성 하락의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현장에서 사고를 줄이는데도 인공지능이 활용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인공지능 기술을 CCTV(폐쇄회로TV)에 접목하는 지능형 CCTV를 건설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이 기술은 건설현장에 설치된 CCTV를 이용해 AI가 각종 위험 상황을 파악하고 즉각 현장 관리자에게 경고한다.
예를 들어 현장 직원이 갑자기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나 건설 장비가 흔들이는 등 이상 행동을 나타낼 경우 AI가 이를 분석해 종합관제센터로 알린다. 또 야간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구조물이 흔들리는 등 각종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오·폐수 처리시스템의 오작동 등까지도 CCTV로 분석해서 현장 관리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 분석도 인공지능 활용 확산
건설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도 인공지능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0일 국내 건설사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입찰안내서(ITB)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SK건설은 SK C&C의 인공지능 '에이브릴'(Aibril)을 활용해 일반계약을 포함한 공정, 배관, 기계, 전기, 계측제어, 토목, 건축, 소방 등 전체 설계 공종 모두를 아우르는 'AI 종합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다.
입찰안내서는 발주처가 입찰을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입찰 시 요구사항 및 유의사항 등을 안내하기 위해 만든 문서다.
SK건설은 키워드 중심의 단순 검색을 넘어 일반계약을 포함해 전체 설계 공종을 대상으로 공종별 위험 요소 분석 및 AI 학습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그동안 통상 1만여 장에 달하는 입찰안내서 분석에만 엔지니어 30명이 100시간씩 총 3000시간 가량을 투입해야 했지만 이 시스템을 통해 시간을 60%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SK건설은 지난해 초부터 SK㈜ C&C의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도입해 입찰안내서 분석 시스템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먼저 과거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입찰안내서 정보는 물론 SK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품질·안전·환경 지식정보, 각종 레슨런드(Lessons Learned) 등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에이브릴에 학습시켰다.
입찰안내서를 분석해 발주처의 요구사항과 각종 위험요소 등을 정리해 사용자에게 신속·정확하게 알려주는지의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증했다.
SK건설은 이러한 1년여 간의 철저한 검증 기간을 거쳐 현재 분석 정확도가 94%를 상회하는 등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이 가능한 성과를 거뒀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시 정확도가 80% 이상이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SK건설은 반복적으로 AI를 학습시켜 분석 정확도를 99% 이상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SK건설 관계자는 "AI 분석 시스템 도입이 생산성과 프로젝트 수익성 향상은 물론 지식 자산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엔지니어가 수작업으로 입찰안내서를 분석할 때보다 분석시간을 60% 이상 단축할 수 있으며, 정확도 역시 7% 이상 높일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SK건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 입찰 준비 과정에 AI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입찰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입찰 업무 이외에 많은 양의 문서를 검토하고 지식정보를 활용하는 법무, 계약, 품질, 안전, 마케팅 관련 업무에도 AI 기술을 폭넓게 활용할 예정이다.
SK건설 이종화 IM&T그룹장은 "이번 AI 분석 시스템 구축을 통해 AI와 엔지니어의 협업이 가능해져 SK건설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돼 엔지니어들이 분석결과 해석과 의사결정 등의 중요 업무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데이터 분석에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개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연구원은 시방서(示方書·공사에 대한 표준 규정) 분석 AI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AI가 수천 장에 달하는 시방서를 학습하게 한 뒤, 시공 과정에서 예상되는 설계변경 가능성을 사전에 발견해내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딥러닝 방법론을 활용해 현재 AI에게 빅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면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현장 적용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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