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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평양 올림픽, 어려움 존재···러시아와 교류해 북한 유도"

입력 2020.01.21. 17:09 댓글 0개
박원순 "북한과 대화 위해 러시아와 협력"
"역사·스포츠 교류 통해 북한 끌어들여"
"경제 성숙해가는 과정…스타트업 중요"
"2022년 무엇 될 지 생각 안해…할 일 고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외신기자클럽 제35대 회장인 세바스티안 베르거(Sebastien Berger) AFP 기자. 2020.01.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러시아와의 교류를 통해 북한과 간접적으로 협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주재 외신 대상 기자회견'에서 "남북간 전반적인 관계가 경색되면서 서울시도 뾰족하게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는 남북 정상이 직접 사인했던 중요한 문건이다. 지금 당장 어려움이 있지만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청한 것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7월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도 앞두고 있는 만큼 평화의 분위기를 동북아로 확산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초청으로 워싱턴D.C.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해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공동개최를 위해 한반도 주변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들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군사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자고 한 것은 이 상황을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의 부정적인 상황이 고정적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며 "노력하면 상황은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기조연설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외신기자클럽 제35대 회장인 세바스티안 베르거(Sebastien Berger) AFP 기자. 2020.01.21. chocrystal@newsis.com

박 시장은 이날 외신에게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소개했다.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인만큼 접점을 늘리기 위해 러시아와의 역사·스포츠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으로,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그는 "직접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간접적으로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세계탁구대회를 개최했고, 직접 한국에서 생중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이 초급장교 시절 활약했던 '녹둔도(현재 러시아 영토)'의 유적 발굴을 위해 남북 합동 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러시아와 협력해 북한을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한국경제가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대체로 한 정권이 지날 때마다 성장률이 1%씩 감소했는데, 이는 한국경제가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해가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경제라는 것이 한 정부에서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에서 스타트업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는 "기본적으로 한일관계는 조금 답답하고 안타깝다. 뭔가 새롭게 변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관광페스타 개막식에 동경지사를 초청해 동경올림픽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연설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인류 평화 위해 함께 참여하고 지원하는 그런 한일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회견에서 참석 기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0.01.21. chocrystal@newsis.com

이날 기조연설문을 통해서는 2020년 서울의 새로운 아젠다를 '공정한 출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공정과 불평등을 사회, 경제, 정치적 위기의 진원지로 진단하고 구조적 개혁을 위한 새로운 접근과 투자를 시작했다"며 "취임 이후 사람투자인 복지 예산을 12조원까지 3배가량 확대했다. 불평등·불공정 사회를 바꾸는데 더욱 비상하게 나서겠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미래 희망인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수당 확대 ▲월세 지원 ▲신혼부부 주거 지원 등을 확대·시행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청년들에게 시간과 기회를 지원하는 수당 대상자를 10만명까지 확대한다. 지하·옥탑방·고시원이랑 열악한 주거 현실 속에 있는 청년 4만5000명에게는 월세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또 "집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신혼부부의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부부 합산소득 1억원 이상 즉, 자가로 집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분들을 제외한 모든 신혼부부의 주거를 시가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글을 익히기도 전에 불공정의 현실을 배우고, 땀의 대가가 불평등으로 돌아오는 분노의 시대에 미래는 없다"며 "불공정의 높은 벽 앞에 취업, 결혼, 출산의 꿈을 포기하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양극화 문제의 중심에 있는 부동산 문제도 적극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부동산공유기금(가칭)'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시장은 "부동산공유기금을 조성해 환수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시민과 서울경제에 재투자하겠다"며 "부동산 문제는 사실상 서울만의 특수한 문제인 만큼 서울시장으로 손을 놓고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제 삶에서 무엇이 될 지 고민한 적이 없다. 무엇을 할 지만을 고민해왔다"며 "저의 미래는 결국 제가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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