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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신동빈 롯데'···포스트 신격호 시대 열려
입력 2020.01.19. 20:08 댓글 0개형 신동주 전 부회장 경영권 영향력 없을 전망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세상을 떠났다. 롯데는 2015년 '왕자의 난' 이후 공고화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원톱'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 명예회장이 가지고 있던 롯데 지분이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 경영권 다툼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신동빈 '원톱' 체제로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0.4%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 지배 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해당 지분이 신 전 부회장에게 모두 넘어간다고 해도 이 정도 지분율로는 '신동빈 체제'를 흔들 수 없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가 28.1%, 종업원지주회가 27.8%, 관계사가 13.9%, 임원지주회가 6%를 갖고 있다. 이 중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의 최대 주주인 셈이다.
그러나 일본 롯데홀딩스 나머지 지분을 가진 세력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을 모두 더하면 53.9%, 여기에 신 회장 지분율 4%를 더면 57.9%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신 전 부회장의 영향력 행사는 어렵다"고 했다. 일본 경영자·주주들은 신 회장이 2018년 2월 구속됐을 때도 경영권을 인정했다. 지난해 6월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도 신 회장은 재신임됐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원롯데' 체제로
신 회장이 2017년 10월 출범시킨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하는 '원롯데' '뉴롯데' 체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필수다. 이 체제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하는 작업이라는 게 재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호텔롯데 상장은 이 과정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계열사는 롯데지주 지배를 받고 있지만, 일부 계열사는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따라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주주의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한다.
하지만 2015년 이후 호텔롯데 상장은 계속 삐걱댔다. 2016년엔 검찰의 대대적인 경영 비리 수사가 이어지면서 신 회장이 수감되고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면세점 사업이 주춤하면서 기업 가치가 하락, 상장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면세점 사업은 호텔롯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신동빈 "다 바꿔라"
신 회장은 올해를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중요한 해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올해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걸 다 바꾸라"고 했다.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호텔롯데 상장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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