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행복보다 한발 더 가까이 있었던 비극

입력 2020.01.19. 17:17 수정 2020.01.19. 17:20 댓글 0개
숨진 지 1주일 만에 발견된 다문화부부
10년 동안 월세 10만원짜리 단칸방 거주
영구주택 적합 통보 앞두고 참변 당해

화장실도 없는 단칸방에서 생활하다 지난 6일 숨진지 1주일 만에 발견된 광주 남구 주월동 장애인·다문화 부부가 두 달 전 신청했던 영구임대주택 입주 '적합' 통보를 앞두고 숨진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주월1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부부가 숨을 거두기 2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도시공사 영구임대주택 입주를 신청, '입주 대상 적합' 판정을 받은 뒤 확정 통보를 앞둔 상태였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A씨 부부는 해당 거주지에서 집주인 등의 배려로 10년째 월세 10만원 짜리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다"며 "교통사고 보상금 등으로 생활형편이 조금이나마 나아지자 생활환경이 조금 더 나은 곳으로 이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찰은 아내가 먼저 뇌출혈로 쓰러지자 거동이 어려운 남편이 이불을 덮어주려다 침대에서 떨어진 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2004년 필리핀 출신 B씨와 결혼했다. 이듬해 기초생활수급자 판정을 받은 A씨 부부는 월 100만여원의 수급비로 생활하며 10㎡(3평) 정도 크기의 부엌이 달린 단칸 상하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2015년 2월 A씨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았고 이후 거동이 불편해지자 부인의 보살핌 속에서 살아왔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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