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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순천만 '스카이큐브' 적자 판정 어떻게?

입력 2020.01.19. 15:52 댓글 0개
대한상사중재원 ,23일까지 '화해권고안' 답변 요구
화해권고 받아든 순천시, 답변 마련에 '깊은 고민'
전남 순천시 순천만정원과 순천문학관 사이 4.62㎞ 구간을 운행하는 삼각김밥 모양의 스카이큐브(SKYCUBE).

[순천=뉴시스]김석훈 기자 = 전남 순천시의 명물로 기대됐던 순천만 스카이큐브의 운영적자 책임을 가리는 대한상사중재원의 판정을 앞두고 순천시에 화해권고안이 제시됐다.

19일 순천시에 따르면 대한상사중재원은 순천만국가정원의 소형 무인궤도차(PRT)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던 포스코 자회사 ㈜에코트랜스의 중재 요청에 대해 화해권고안을 순천시에 제시하고 23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이 시에 보낸 화해권고안은 '순천시가 스카이큐브를 기부채납받아 운영하는 방안'과 '업체의 요구대로 적자손실분 등을 보전해주면서 업체가 현행대로 운영하는 안' 등이 담겨 있다.

이 권고안은 대한상사중재원이 최종 판정에 앞서 시의 의견을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애초 스카이큐브의 적자분을 시민의 세금으로 지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철거 비용 200억 원도 운영사 측이 내야 한다고 요구했던 허석 순천시장과 시 집행부에 적지 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에코트랜스가 그동안 적자손실분 1367억 원을 순천시에 요구한 초기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으로도 보는 견해도 있다.

순천시는 중재원에 제시할 답변 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시는 고민을 거듭해도 23일까지 시기가 촉박할 것으로 판단해 대한상사중재원에 답변 기한 연장을 요청할 계획이다.

에코트랜스 적자분 지원에 반대했던 순천시의회와 시민단체, 시민의 견해도 다시 살펴야 하므로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는 정확한 답변이 어렵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순천시가 스카이큐브에 대해서 생각을 담은 답변서를 제시하더라도 대한상사중재원은 에코트랜스에 다시 수용 여부를 묻는 순서를 거칠 것이기 때문에 최종 판정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때 에코트랜스의 동의 여부에 따라 대한상사중재원의 결정도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에코트랜스가 동의하지 않으면 처음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시는 에코트랜스의 1367억 원 적자를 보전해 줄 수 있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이 분명하지만 최근 다시 시의 의견을 묻는 중재원의 권고안이 도착해 고민이 크다"면서 "시의회의 의견과 시민들의 이견을 조율해서 기부채납을 받아야 할지 등을 결정해야 하므로 답변 시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코트랜스 측은 "순천시의 안이 중재원에 제시되면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며 "시의 안에 우리 쪽의 의견과 맞지 않으면 최종 중재원 판정으로 가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순천=뉴시스]김석훈 기자 = 지난해 3월 14일 전남 순천시청 앞에서 순천행의정모니터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순천시에 1367억 원 적자 보전을 요구하는 스카이크브 운영사를 규탄하고 있다. photo@newsis.com

포스코 자회사인 순천에코트랜스㈜는 지난해 2월 16일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문학관 사이 4.6㎞ 구간에서 스카이큐브를 운행하면서 1367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시에 1367억 원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시가 적자 운행 책임을 떠넘기는 것과 1367억 원을 보상해달라는 요구는 부당하다고 통보하자 에코트랜스는 시와 맺은 30년간 운영 후 기부채납 이행 협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시설 투자금, 투자위험분담금, 향후 예상 수익금 등 1367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 요청했다.

순천시와 포스코는 2011년 1월 협약을 맺고 포스코가 자체 개발해 국내 처음 도입한 무인궤도 철도 시스템인 스카이큐브를 30년간 독점 운영한 뒤 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협약하고 2014년 4월 상업 운행을 시작했다.

최초 협약서와 중간에 수정된 협약서가 존재해 양측이 유리한 협약에 따른 주장을 펼쳐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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