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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 통과···빅데이터 기반 교육정책·에듀테크 날개 달까

입력 2020.01.17. 18:15 댓글 0개
교육부, 16억 들여 평생교육 매칭 플랫폼 개발
맞춤형 학습 설계…학업중단 조기경보 시스템
나이스 등 민감한 정보 비식별 제공 범위 관건
교육부·KERIS 중심으로 교육 정책·콘텐츠 개발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이러닝 코리아 : 에듀테크페어 & 콘퍼런스'에서 관람객들이 에듀테크 제품들을 체험하고 있다. 5~7일 코엑스 3층 C홀에서 열리는 에듀테크 페어에서는 각 부처가 미래교육관(교육부) 메이커스페이스관(중소벤처기업부) 유망 스타트업 존(산업통상자원부)을 운영한다. 또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실감미디어관, 코딩·메이커 교구를 전시하는 창의융합관, 개인 맞춤형 학습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학습관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019.09.05. park7691@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 9일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교육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정책, 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 서비스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의제를 발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올 한 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16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평생교육에 관심 있는 학습자에게 학교와 교육과정 등을 추천해주는 매칭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활용할 교육 자료와 통계 충분…민감정보 공개 범위 미정

가장 큰 관심사는 학생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은 교육행정시스템(NEIS·나이스)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는 데이터이지만 이번 데이터 3법 통과로 인해 개인정보를 식별하지 않은 채 유통할 근거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행정안전부가 6개월간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을 마련하는 단계에서 실제 나이스 내 가명으로 비식별 처리된 개인정보를 유통 또는 활용할 수 있을지가 정해질 전망이다. 비식별 정보로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시작해 비식별화 방법, 재식별화를 막을 만한 방안 등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는 다양하고 용량이 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처리해 분석 가능한 정보·지식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이다. 국내에서 빅데이터로 활용할 만한 자료는 충분히 축적된 상태다. 학사와 교무행정 관련 정보를 담은 '나이스'(NEIS; 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는 초·중·고 43가지 업무와 256개 세부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민감정보를 담고 있다.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등 각종 통계를 탑재해 직접 사용자가 데이터를 획득해 통계분석이 가능한 '교육정보통계시스템'(EDS; EduData System)의 경우 16개 분야 총 1570종 3만2492개 항목의 정보를 연계 서비스하고 있다. 이밖에 유치원·특수학교·대학정보공시와 취업통계, 평생통계 등도 빅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는 자료다.

교육계에서는 오랫동안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하게 될 경우 교육당국이 정책을 설계할 때, 또는 학습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이미 국내외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정책 사례는 있다. 한국방송통신대는 학업중단 방지를 위해 학습자 지원 서비스를 통해 학생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졸업에 필요한 수업 등 정보, 적성에 맞는 수강 과목을 추천한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eAdvisor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가장 효율적이고 적합한 경로를 제시한다. 학습경로와 순서를 추천하고, 학습 성과를 모니터링해 이해 수준에 맞는 수업 내용을 제안하며 학습 진도를 관리하는 등 개별 학생에게 학업 관련 피드백을 준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의 학교는 얼굴 인식으로 학생들 스캔해 교실에서 잠을 자거나 표정을 분석하는 '지능적 교실 행동 관리시스템'을 두고 있다. 학생 출결과 도서 대여 현황 등 학교활동 데이터를 기록하고 추출·분석하는 이 시스템은 지역의 다른 학교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와 정책 제안이 나왔다. 교육부가 지난 2017년 실시한 정책연구 '빅데이터 시대에 대응한 교육정보·통계 기반 정책 추진방안'에 따르면 김진호 강원대 교수는 몇 가지 가능한 과제를 제시했다.

【세종=뉴시스】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연구팀은 교육분야 빅데이터 분석 모델로 머신러닝을 내세웠다. 2019.06.16. (자료=연구보고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학업중단 학생 대응 모델 연구' 중 발췌)

김 교수는 우선 기존 통계와 정보를 통해 ▲진로·취업 맞춤형 서비스 구축 ▲대학 재수 선택요인 탐색과 효과분석을 통한 대학입학전형 개선 ▲남학생 군입대 경험이 대학생활 경험 및 취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할 수 있다고 봤다. 신규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가능한 과제로는 ▲학교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을 통한 교수학습 패턴 분석 모델 개발 ▲교육포털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이슈분석 서비스 ▲인공지능 활용 영어학습채팅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봤다.

외부정보까지 연계할 경우 ▲버스카드 이동경로를 분석해 통학로 교통 확충 ▲신용카드 사용정보 등을 활용한 사교육비 빅데이터 구축 ▲학교·대학의 주요 성과지표 개선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교육부·KERIS 중심축…빅데이터 활용 AI교육까지

교육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반기 중에는 인공지능(AI) 교육 기본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본계획에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 평생교육까지 교육단계별로 어떤 AI교육을 할 지 등 중장기 비전이 담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은 AI에 친숙하게 하고, 중·고등학교는 AI 기본소양을 갖추도록 교육한다. 대학은 AI 기술인력 양성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올해부터는 교육대학원에서 AI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해 2024년까지 AI 전문교사 5000명을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AI 융합 교육과정을 운영할 고교도 선정할 계획이다.

평생교육 단계에서는 평생교육에 관심 있는 학습자에 맞는 한국방송통신대와 사이버대 등 원격대학 교육과정과 콘텐츠 매칭 플랫폼 개발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 16억원을 확보한 상태로, 올 한 해 '인공지능(AI) 매칭 성인학습자 교육과정추천시스템'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교육·학술 분야 개인정보 비식별 전문기관인 KERIS는 올해 '빅데이터분석부'와 'AI역량개발부'를 신설했다. 교육 분야 데이터 수집·유통에 주력했던 역할은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인재양성 분야까지 확대·발전시킬 계획이다.

KERIS는 지난해 빅데이터를 통해 학업중단 위기 학생 조기 진단하는 시스템을 정책연구하기도 했다. 학업성취도·출결·체험활동 참여도가 위기 상태인 경우 실제 학업을 중단하고 자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리 조기 경보·진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KERIS는 "교육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의 안전한 가명 처리 및 데이터 결합 지원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그 동안 사회적 수요는 있었지만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했던 정책 지원 서비스를 구현해 정책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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