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바쁜 출퇴근길 혼잡 부채질하는 '불청객'

입력 2020.01.13. 19:28 수정 2020.01.13. 19:28 댓글 0개
LED 전광판 설치 불법 광고차량들
눈부신 빛 쏘아대고 소음 유발 극심
사고 우려에도 지자체는 손놓고 구경

출근길 광주 서구 농성교차로 인근 도로. 평소 같으면 신호 한 번에 통과할 교차로이건만 무슨 연유인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교통 체증이 원인인가 싶었더니 이유는 따른 곳에 있었다. 차량 통행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 소임을 다하는 '그들' 때문이다.

운전석보다 족히 2배는 높아 보이는 거대한 구조물에 화려한 LED 전광판까지 탑재한 '달리는 광고판', 홍보 트럭들이다.

'랜드마크', '마지막 중심' 등 눈길을 사로잡는 단어로 도배를 한 것도 모자라 눈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대형 스피커를 통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시끄러운 방송을 내보내기도 한다. 고속도로에서 바짝 붙어 줄지어 주행하는 관광버스 대열운행을 연상시키듯 복잡한 도심 도로에서 저속 운행까지 감행한다.

도심 도로에서, 달리는 차량을 이용한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곳에서만 홍보를 할 수 있는 고정형과 달리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는 기동성과 영상을 통해 시선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하나의 광고 매체로까지 자리잡았다.

문제는 이런 광고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점이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에는 전기를 사용하거나 발광방식의 조명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라고 규정돼 있다. 단순히 광고물을 씌운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차체의 옆면과 뒷면의 절반 이상을 덮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한 운전자 시야 방해, 보행자 통행 방해 등 불편을 야기하는 문제가 적지 않은데도 단속은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태부족한 인력으로 이동하는 차량을 단속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치구 불법광고물 단속 담당자는 "도심을 돌며 불법현수막을 철거하는 부서에서 해당 홍보차량을 발견하면 관련 팀으로 연결해 대응하는 방식이다"며 "제보 순간에도 이동하고 있는데다 관할 구역을 넘어가면 단속 권한이 사라져 사실상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치구 담당자 역시 "기존 불법 현수막 단속에도 인력이 태부족한 실정인데 기동성 있는 쉬지 않고 이동하는 홍보차량을 찾아 단속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며 "5개 자치구 합동 단속 등 대대적인 단속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시민 안모(57)씨는 "단속현장에서의 한계보다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더 큰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시민들이 불법 광고물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치구과 시청의 적극행정이 발휘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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