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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분양가 싸서···날린 전재산 어떡하나요"
입력 2020.01.10. 17:38 수정 2020.01.10. 17:38 댓글 0개"아버지를 잃고 금전적 채무까지 떠 안아야 되는 상황인데 하소연 할 곳도 없습니다" "엉터리 장부와 투명치 못한 관리로 수 십억 원의 계약금이 사라졌는데…. 심증뿐이지 물증이 없는 조합원들은 어떻게 해야합니까"
지역주민들이 돈을 모아 공동으로 집을 짓는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 방식의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글들입니다. 앞으론 이 같은 피해가 줄어들 전망입니다. 조합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쪽으로 관련 법이 정비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던 지주택 피해 사례를 꼼꼼하게 들여다 봤습니다. 관련 법 개정까지 최소 6개월여가 소요되는 만큼, 이 기간 발생 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입니다.
▲ 법 개정·허위광고·추가분담금 강요 순
"아버지께서는 가족과 가까이서 살고싶으시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주택 사업에 1억 7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지지부진한 사업 탓에 조합 탈퇴를 결심하고 '납입금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지주택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이었습니다. 5개월 뒤 아버지께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보를 들었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문제의 지주택이 수백 억원의 채무를 지고있다는 점과 이 채무가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버지를 잃고 납입금을 돌려 받지도 못한 채 채무까지 져야 할 이 억울함을 대체 어디서 풀어야 할까요."
이처럼 지주택과 관련해 청와대 게시판에 오른 국민청원글은 모두 48건. 이들의 호소를 유형별로 분류했습니다. 포괄적인 관련 법 개정 요구 청원부터, 허위·과장 광고, 추가분담금 요구와 조합 비리 폭로 등 총 9개 유형 55건의 사례로 정리됐습니다. 피해자들 중 일부가 청원 글을 올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 사례·지역·금액 등은 더욱 광범위 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유형 별로는 '관련법 개정'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 허위·과장광고 9건 ▶ 추가분담금 부당 요구 8건 ▶ 조합 간부 비리 폭로 6건 ▶ 조합 탈퇴 거부 5건 ▶ 사업지연 4건 ▶ 정보공개 청구 불응 4건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현재 아파트 2만2천여세대(51곳)를 지주택 방식으로 건설 중인 광주에선 2건의 청원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 조합 설립 인가 조건 등 강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주택법 개정안은 조합 설립 인가 조건을 강화했습니다.
조합원 모집 신고를 받을 때 해당 대지의 50% 이상 사용권원을 확보해 지자체에 신고하고 모집하도록 했으며,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할 경우 기존 요건인 80% 이상 토지 사용권원을 확보하는 것에 토지 소유권을 15% 이상 추가로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실적보고서 공개 의무와 함께 탈퇴를 원하는 조합원들을 위한 탈출구도 마련됐습니다.
개정안은 정부 이송(7일), 국무회의 의결 및 관보 고시(의결 후 7일) 등 절차를 거친 뒤 이달 하순께 공포됩니다. 또한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조합원들의 '내 집 마련' 꿈. 관련 법 정비로 안전장치는 마련됐지만,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들의 지혜만이 피해를 예방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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