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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車보험료 인상 보류···시기 미루고 폭 낮출 듯

입력 2020.01.09. 11:07 댓글 0개
금융당국, 손보사 車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보류 요청
車보험료 인상 검토하던 다른 손보사들도 당국 눈치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금융당국의 제동에 일부 손해보험사가 추진 중이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잠정 중단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다 금융당국의 보류 요청으로 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손해보험이 총대를 메고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하면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들은 일단 보험료 인상을 미루고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조정 계획은 없다"며 "여러가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이 경제 상황, 보험업계의 영업 환경,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만간 업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지도 주목된다.

일단 금융당국의 자동차보험료 보류 요청이 나오자 손해보험사들이 4월 총선 이후로 자동차보험료 인상 시기를 늦추고, 3.8% 안팎으로 예상되던 인상 폭도 낮출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표면적으로 자동차보험료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가입자가 많고 소비자물가에 포함되는 등 가계 지출에 영향이 커 사실상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금융당국은 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자동차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시장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면서도 "보험료 인상 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사업비 절감 등 자구 노력을 선행하라"고 밝혔다.

지난달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당국도 함께 노력할테니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치솟는 손해율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손보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압박이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업계가 영업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인데, 이미 대다수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0%를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각각 100.1%, 101%, 101%, 100.5%를 기록했다. 지난달 가마감 기준으로 손해율이 100%를 넘지 않은 대형사는 메리츠화재(99%)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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