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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 '관과 봉분 사이'··· 의문점 셋

입력 2019.12.23. 15:51 수정 2019.12.23. 19:36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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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 지난 20일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돼 군과 경찰, 5월단체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일부 두개골에서는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돼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2019.12.22. photo@newsis.com

옛 광주교도소 터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주검 40여구는 왜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희생된 사람들일 가능성이 제기될까.

현재까지 암매장 유골이라고 가늠해 볼 만한 근거는 크게 세가지로 추려집니다.

첫째 특이한 매장방식과 미기록, 둘째 구멍뚫린 두개골, 마지막 세번째는 민간인 학살 장소였다는 점입니다.

[광주=뉴시스] = 지난 20일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돼 군과 경찰, 5월단체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일부 두개골에서는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돼 정밀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2019.12.22. photo@newsis.com

▲시신 담긴 관 위에 무더기 시신

이번에 발견된 유골들이 이슈가 된 이유는 바로 매장 방식때문입니다.

관 속에 제대로 담겨져 있던 다른 유골과 달리 시신이 담긴 관 위에 그것도 마구잡이로 뒤섞인 채 묻혀져 있었습니다.

분묘 작업을 했던 관계자에 의하면 봉분을 허물고 지면에서 10cm 정도 땅을 팠을 때 뒤엉켜 있는 여러 구의 유골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법무부 기록에 남아 있는 무연고 수형자들의 합장묘(사망자 여러명을 한꺼번에 묻는 방식)인 줄 알고 수거를 했는데 바로 아래 콘크리트 관이 별도로 있었다는 겁니다.

콘크리트 관 안 유골은 기록상 남아있는 무연고자들이지만 관과 봉분 사이에서 발견된 40여구는 어떠한 기록에도 없는 이들이라는 겁니다.

특히 이 문제의 유골 무더기에서는 이렇다 할 유류품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온전히 시신만 묻힌 셈이지요.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지난 20일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됐다. 무등일보DB

▲교도소에 어린이 유골?

육안상 어린이로 추정되는 유골 최소 1점이 발견된 점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대목입니다. 성인들만 수용하는 교도소에 어린이가 수감됐다가 사망했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5·18 실종자 중 어린이도 수 명 있습니다.

육암 검시 결과 구멍이 뚫린 머리뼈 일부가 발견된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육안 감식 현장에 입회했던 한 5·18단체 관계자는 2개의 두개골에서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는 동전 크기의 원형, 또 하나는 가로로 길에 패인 자국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지난 20일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됐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3공수여단 16대대 주둔지

1980년 5월 계엄군이 도청 앞 집단 발포 이후 광주 외곽 봉쇄에 들어간 21일부터 24일까지, 3공수여단 16대대의 주둔지가 옛 광주교도소 였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당시 이들은 교도소 앞을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 총 6차례 무차별 총격을 가해 27명을 학살하기도 했습니다.

5·18 직후 교도소장 관사 주변에서 8구, 건너편 야산(현재 농수산물 공판장)에서 3구 등 11구의 시신은 암매장 상태에서 발견됐지만 나머지는 현재까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간 광주교도소 내부 또는 일대에 5·18 행방불명자가 다수 묻혀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지난 20일 신원 미상 유골 40여구가 발견된 가운데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상황설명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부, 국과수 등 관계부처와 협조해 원인관계는 물론 어떤 연유로 법무부 교정부지 안에 묻히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나중에 소상하게 국민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일 옛 광주교도소 유골 발견 현장을 찾아 이렇게 말했던 김오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꼭 그 약속 지켜주길 바랍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미리보는 무등일보

▲이용섭 시장 “도약 토대 다졌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민선 7기 출범 이후 새로운 광주 시대를 열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 시장은 23일 ‘민선7기 1년6개월 성과 결산 보고’ 기자회견을 갖고 15대 핵심성과와 100대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그 공과를 따져본다.

▲“양심선언으로 5·18행불자 밝혀지길”

천주교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는 23일 “양심선언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성탄메시지를 남겼다. 옛 광주교도소 유골에 대한 정밀 감식에 돌입하고 법무부도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가 유골과 5·18 관련성에 촉각이 모아진다.

▲올 겨울엔 왜 눈이 없을까?

내년 1월 중순까지 눈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기상청은 ‘2019년 12월 겨울 눈이 적었던 원인과 향후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원인은 시베리아 북쪽의 강한 바람이 북극에서 내려오는 매우 찬 공기를 막고 있어 기온이 평년보다 높다는 군요.

▲광주·전남 기업하기 좋은 지역은?

광주 북구가 ‘기업하기 가장 좋은 지역 1위’에 선정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8천800여개를 대상으로 기업의 행정 만족도와 제도 환경을 조사해 발표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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