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옛 광주교도소서 구멍 뚫린 두개골 포함 유골 수십구 발견

입력 2019.12.22. 17:17 수정 2019.12.22. 17:17 댓글 0개
5·18 당시 총격에 의한 것인지 관심 집중
진상규명의 또다른 실마리 작용 '기대도'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시신 수십구가 발굴돼 법무부와 검찰, 국방부 등 관계 당국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구멍뚫린 유골도 발견되면서 5·18 당시 총격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감식 결과에 따라 5·18 진상 규명을 위한 또다른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법무부와 광주교도소,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연분묘 이장 작업 중 유골 40여구가 발견됐다. 김오수 법무부 장관 대행과 문찬석 광주지검장 등 관계자는 이날 현장을 찾아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시신이 나온 곳은 법무부가 솔로몬로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대상 부지로 무연고자 공동묘지가 일부 포함된 장소로 법무부와 광주교도소가 지난 16일부터 옛 교도소 부지 내 무연분묘를 개장해 옮기는 작업을 해왔다.

교도소 측은 무연고자 유골이 111기로 기록돼 있어 111기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이날 오전 유골을 화장하기 위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40여구가 추가로 나왔다. 법무부는 이곳이 공동묘지로 개인묘 51기, 40명과 20명이 묻힌 합장묘 2기 등 111구의 유골을 관리하고 있었다. 유골이 정확히 몇 구인지는 정밀 감식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장묘에서 발굴된 40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 합장묘 봉분 흙더미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군 기록과 관련 증언 등으로 계엄군이 희생자를 암매장한 곳으로 꼽혀오던 곳이어서 흙더미 속에서 마구잡이로 뒤엉켜 발견된 유골이 5·18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것인지 주목된다.

또, 일부 유골 두개골에 구멍이 뚤려 있는 것이 발견돼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일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법무부는 장성 국과수 서부분원에서 분류한 유골에 대한 정밀 감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정밀 감식은 이르면 다음 주 초부터 시작되며, 국과수 등 전문기관과 5·18단체 측 추천 전문가가 참여한다.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이 보관 중인 5·18 행불자 신고를 한 130가족 295명의 혈액을 통해 발견된 유골과 5·18 행불자의 유전자 정보를 대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식을 참관했던 5·18단체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1차 육안 감식 때 치아 등 전반적인 유골 상태를 살폈다. 구멍 뚫린 흔적이 발견된 유골에 대해선 정밀 감식을 통해 총상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본다"며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있던 유골은 시신 상태로 묻혔을 가능성은 낮다. 추후 유골을 모아 묻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발견 장소가 시신을 묻을 만한 공간이 아니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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