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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신원 미상 유골 감식 최소 6개월 소요

입력 2019.12.22. 06:00 댓글 0개
뒤엉킨 유골 분류·유전자 분석 고려 최소 6개월
23일 합동조사반·전문가 모여 유골 감식 본격화
[광주=뉴시스]법무부가 무연분묘 이장 작업을 벌인 20일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 구가 발견됐다. 유골들은 교도소에서 숨진 무연고 수형자 합장묘 아래 쪽에서 뒤엉킨 상태로 매장돼 있었다. (사진=5·18구속부상자회 제공) 2019.12.20.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로 꼽히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유골 40여 구에 대한 정밀 감식 결과가 해를 넘겨 빨라야 내년 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골이 손상되거나 뒤엉켜 있어 정확히 몇 구인지 분류가 필요하고, 모든 뼈에서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법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2일 법의학 전문가 등에 따르면, 법무부·검찰·경찰·국방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꾸려진 합동조사반은 지난 20일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수형자 공동묘지 개장 작업 중 나온 신원 미상 유골 40여 구(법무부 미관리 대상)를 국과수 광주과학수사연구소로 보냈다.

이번에 발견된 유골 40여 구는 무연고자 합장묘 봉분 아래 콘크리트 관 위에 '이중 매장(지면서 10㎝가량 아래)된 형태'였다.

무연고자 합장묘 아래에서 발견된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뒤섞여 있던 유골은 20상자, 주변 부지를 파낸 터에서 발굴한 흙 묻은 유골은 21상자로 나눠졌다.

유골 40여 구 중 2구에선 두개골에 구멍 뚫린 흔적이 나왔다. 비교적 온전한 상태의 치아와 작은 크기의 두개골도 발견됐다.

합동조사반은 23일부터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유골 정밀 감식에 착수할 방침이다.

합동조사반은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 있던 무연고 사형수로 추정되는 유골 41구에 대해서도 국과수에 신원 분석을 의뢰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정밀 감식 결과를 도출하는 기간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내다봤다.

유골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각 분야 전문가들(법의학·해부학 등)이 분류 작업을 해야 하고, 핵 검사 기법으로 개인 식별이 가능한 유전자(DNA) 정보를 모두 추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유골이 정확히 몇 구인지 밝히는 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유골 분류가 끝나면 유전자 시료 채취 가능성이 높은 대퇴골·치아·두개골 등을 중심으로 신원 확인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합동조사반은 해당 유골의 유전자를 확보하면, 전남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에 보관 중인 5·18행방불명자 124명의 가족 299명의 혈액과 대조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조선대 치과대학 법의치과학연구소 윤창륙 교수는 "유골 분류 작업과 유전자 분석 과정을 고려할 때 정밀 감식에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3일 광주과학수사연구소를 찾아 유골 상태를 확인한다. 확인 뒤 향후 감식 일정에 대한 큰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본다. 시신이 몇 구인지 최종 분류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옛 광주교도소는 5·18항쟁 당시 3공수여단과 20사단 병력이 주둔했던 곳이다. 5·18직후 교도소 관사 뒤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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