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대대광의 경고

입력 2019.12.19. 18:50 수정 2019.12.19. 18:50 댓글 0개

'대대광'이라 하면 눈치 빠른 사람은 금방 안다. '대전·대구·광주'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뛰면서 나온 말이다. 그런 대대광 아파트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광주 지역의 상승률은 지난해 3.11%에서 올해 -0.47%로 급반전됐다. 봉선동의 한 아파트는 11억1천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7억원대로 떨어졌다.

부동산 거품은 우리 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이 반면교사다.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로 빈집이 급증하는 추세다. 일본의 빈집은 2019년말 현재 850만채다. 전체 6천220만 가구 가운데 1/8에 달하는 가구가 빈집이라는 통계다. 향후 5년간 빈집이 1천만채로 늘어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빈집의 유형은 두가지다. 임대가 되지 않아 빈집으로 방치된 주택이 절반 정도인 55%인데다 나머지 45%는 아예 버려진 상태라 한다. 동경이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는 10% 정도가 빈집으로 남아 있어 인구 감소의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 하다.

그나마 일본의 합계 출산률은 1.4정도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 보다(출산율 0.98) 형편이 훨씬 낫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그냥 줄 테니 집을 가져가라"는 사람과 함께 상속 거부자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팔리지도 않는 집을 상속받아 세금을 내야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인구 추계만 놓고 본다면 우리가 더 위험하다. 빈집이 늘어나야할 시기가 한참 지났다. 그렇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올해도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다. 도저히 이해불가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 한해 광주시만 해도 1만4천여가구가 새로 공급됐다. 광주시 인구는 줄어드는데 아파트 공급 물량은 지난해 보다 두 배 늘었다. 앞으로 5년간 지금보다 10배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라니 이래도 되는가 싶다.

잘 나가던 봉선동 아파트값이 1년새 4억원이나 폭락 한 것은 폭탄돌리기의 끝물 같아 보인다. 스타강사 '빠숑'인가 하는 자가 휩쓸고 간 투기아파트를 지역 내 실수요자가 추격매수 했다면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싸우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자못 강경해 보인다. 대대광의 거품 꺼짐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나윤수 칼럼니스트 nys8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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