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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경전선' 89년만에 전철화, 호남민 숙원사업에 文정부 화답

입력 2019.12.19. 11:57 댓글 2개
전남도·광주시, 지역정치권 부단한 노력 결실
【무안=뉴시스】 배상현 기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경전선 전철화 필요성 홍보를 위해 27일 목포와 부산(388km) 간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해 보는 ‘느림보 열차 한나절 체험’에 나섰다. 이 열차는 하루에 단 한 차례 운행되며 광주송정역, 화순역, 순천역, 광양역 등 42개 역에 정차하면서 388km의 거리를 장장 6시간 33분 동안 달린다.2019.04.27 (사진= 전남도 제공) praxis@newsis.com

[무안=뉴시스] 배상현 기자 = '호남차별의 상징'인 경전선 `광주~순천’ 구간의 전철화 확정은 전남도·광주시, 지역정치권의 부단한 노력의 결실이다.

지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화답을 했다는 평가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경전선은 광주 송정역에서 밀양 삼랑진역까지 이어지는 이름 그대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교통망이다.

하지만 호남 소외 상징이었다. 경전선 노선 중 영남지역은 복선 전철화 사업이 이미 완공 혹은 진행 중이지만 호남지역인 광주 송정~순천 구간은 일제 강점기에 건설된 이후 단 한 번도 개량되지 않은 단선 비전철구간으로 남아 있기때문이다.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경전선 광주 송정~전남 순천 구간의 고속전철화 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기 위한 토론회가 26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2019.06.26 (사진=광주시 제공)photo@newsis.com

광주~순천 구간(116.5㎞)은 1930년 일제 강점기 건설 이후 유일하게 그대로 남아 있다. 89년간 현재 북한 철도와 같이 일제시대 모습 그대로 낙후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구간길이 200㎞ 이상 4대 간선철도(경부·호남·중앙·경전선) 중에서 비전철 구간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때문에 이 구간은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영호남 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경전선은 특히 비탈과 굴곡이 심한 구간이다 보니 오르막에서 차륜 공전이 발생하고 내리막 구간에서는 자연 정차에 따른 운행 장애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안전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경전선 광주~순천간 전철화 사업 관련해 정부는 지난 2014년 2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0.85라는 높은 B/C(benefit/cost)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0.01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를 통과하지 못했다.

【무안=뉴시스】배상현 기자 =광주시의회 김동찬의장과 전라남도의회 이용재 의장 등 양 의회 의원들은 3일 국회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경전선 전철화 사업의 즉각적인 예산 반영을 촉구했다.2018.12.03 (사진= 전남도의회 제공) praxis@newsis.com

지역민들은 차별이라고 억울해했다.

B/C가 이 구간보다 낮은 철도도 AHP를 통과해 건설되거나 건설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실제 B/C가 0.80에도 못 미치는 중앙선 도담~영천 철도건설(B/C 0.80), 포항 영일신항 인입철도(0.76), 춘천~속초 철도 건설(0.79), 소사~대곡 복선전철 건설( 0.80) 등 다수의 사업은 AHP를 통과해 건설되고 있거나 건설을 끝내고 운행 중이다.

이에 전남도와 전남도, 지역정치권은 타당서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호남지역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에서 부산까지 하루 한 차례 운행하는 열차는 무려 5시간30분이 걸리고 버스로 1시간 거리에 불과한 광주 송정~순천 간 소요 시간도 두 배가 넘는 2시간40분이 걸린다"면서 "영호남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토균형발전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며 경전선 전철화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문재인 정부에 예산반영을 요구했다.

그동안 전남도와 광주시는 지역 및 경유지 국회의원과 합동으로 경전선 전철화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국회토론회 2회 개최했고, 경전선 영향권 4개 시·도지사와 16개 시장·군수의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광주·전남 시·도의회 의장과 전남도 사회단체연합회장단이 예산반영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등 한 목소리로 전철화 필요성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27일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용재 도의회 의장, 전남도립대 학생, 도민명예기자단, SNS서포터즈단, 생활공감모니터단, 민원메신져, 청년의 목소리, 언론인 등 170여 명이 동승해 목포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6시간 33분 걸리는 무궁화호 느림보 열차를 직접 탑승하는 체험 행사를 가졌다.

일제시대 건설된 이후 89년간 변화없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전선 송정~순천 구간을 전 국민에게 호소하는 퍼포먼스였다.

부전역에 도착해 오거돈 부산시장과 재부산호남향우회원 등이 함께 경전선 전철화 촉구 공동 결의하기도 했다.

유튜브 생중계, 각종 언론에 보도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체험 전 과정과 행사사진, 보도내용을 담은 책자를 발간하여 국회의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철도시설공단, 언론기관 등에 배부하여 지역의 염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7월 12일 전남 블루 이코노미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송정에서 순천까지 경전선 전철화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지원 약속을 했고 이날 마침내 기재부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광주·전남 최대 숙원사업인 경전선 광주~순천 전철화사업으로 목포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고속 전철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보성~순천이 조기에 전철화가 이뤄지도록 예산확보 및 관련 절차 진행에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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