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악플·반려견·요리···시대·사회 트렌드 반영

입력 2019.12.17. 17:20 수정 2019.12.17. 17:20 댓글 0개
2020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시·동화 3개 부문서
504명 예비작가 1천235편 응모
지역 넘어 전국·해외서 출품 열기
문장력·소재 참신성 부족 아쉬움

문학은 '시대를 반영하는 창'이라고 한다.

현실이 아닌 상상 속,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사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 문학이기에, 문학은 단 한순간도 현재와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동시대 삶이자 문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로 32회째인 2020무등일보 신춘문예 심사가 완료됐다.

이번 심사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무등일보 본사 5층 무등커뮤니케이션룸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혜강 소설가와 노철 전남대 교수, 임지형 동화작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심사를 벌였다.

올해 무등일보 신춘문예에는 단편소설과 시, 동화 등 3개 부문에서 총 504명의 예비작가가 1천235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부문별로는 단편소설 118명 119편, 시 263명 983편, 동화 123명 133편이 접수됐다.

올해 무등일보 신춘문예에서는 광주·전남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예비작가들의 출품작들이 대거 몰렸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국제우편을 통해 응모해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일부 응모자는 단편소설과 동화 분야에 동시에 응모해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200자 원고지와 편지지에 자필로 또박또박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도 눈에 띄었다.

올해 응모작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경제난과 함께 성추행 등 어두운 사회의 단편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돼 나타났다. 또 반려견과 요리 등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은 이슈가 작품 속에 고스란히 투영되기도 했다.

소설 부문 심사를 맡은 박혜강 소설가는 "문학이 당대 시대를 반영하듯 올해 무등일보 신춘문예에는 성추행 등 암울한 사회의 단면과 함께 악플과 반려견, 요리, 다문화가정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각종 트렌드가 작품에 반영되고 있다"면서도 "기존에 비해 응모자들의 문장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단편소설의 소설적 형상화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작품들이 많아 아쉽다"고 심사평했다.

시 부문에서는 갈수록 각박해 지고 있는 사회적 현안 문제 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상사를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디지털시대 소셜미디어의 다채로운 화법을 시어로 표현한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노철 전남대 교수는 "1천편에 가까운 시가 응모됐다. 어두운 사회적 현안부터 주변의 시시콜콜한 사소한 이야기까지 많은 것들이 시어로 표현됐다. 디지털시대에 맞게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형태의 시적 표현도 시도돼 주목됐다. 하지만 탄탄한 문장력을 갖춘 작품이 부족해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동화 부문에서도 가정문제와 아빠 부재 등 아이들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임지형 동화작가는 "동화작가를 꿈꾸는 지원자가 많아졌다. 소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작품 속에 드러난다. 가정문제와 아빠 부재 등 사회적 문제와 생활상을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이를 동화로 작품화하기 위한 작품성과 소재의 참신성을 떨어져 아쉽다"고 평했다.

한편, 2020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은 2020년 1월 2일자 무등일보 본지에 발표되며, 시상식은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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