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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죄는 정부정책에 설 곳 잃는 CSO···제약사 복귀 '움직임'

입력 2019.12.16. 16:22 댓글 0개
고강도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영업대행업자 영위 어려워져
제약기업 혹은 도매상 재취업 동향 봇물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정부의 고강도 약값인하 정책과 지출보고서 강화로 제약회사의 영업대행업자(Contract Sales Organization·CSO)가 설 곳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업대행업자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복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중소 제약사 대표는 “최근 5명의 경력직 영업사원을 채용했는데 이 중 3명이 CSO 출신”이라며 “많은 CSO 인원이 이번 채용에 응시했다. CSO가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회오리처럼 몰려오면서 다시 돌아갈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CSO는 제약회사의 영업대행회사 혹은 영업대행을 하는 1인 사업자를 일컫는다. 전국에 점 조직화 돼 있다. 제약회사 혹은 의약품 도매상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경력자가 퇴사 후 전향한 경우가 대다수다.

초창기 CSO 활동은 제약기업에서 경력직 영업사원을 해고한 후 CSO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밖으로 나와 자신이 다니던 회사 제품을 영업했고 점차 다른 회사 품목으로 판매 범위를 확대했다.

CSO는 제약 영업의 한 축이면서, 동시에 제약기업이 직접 손대기 싫은 일을 대신 해주는 불법 리베이트 창구로 여겨져 왔다. 그럼에도 CSO 활동이 무성한 것은 이들의 수입이 쏠쏠했기 때문이다. 인원은 기하급수로 늘어 2만 명 이상 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그런 CSO의 기업 복귀 움직임은 이들을 옥죄는 정부 정책에 기인한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제약사가 의사 등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때 작성해야 하는 지출보고서 의무 대상에 CSO를 포함시키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CSO에 대한 주기적인 실태조사도 강화하겠다는 방안이다.

또 내년 7월 적용되는 제네릭(복제약) 약가 개편안은 경쟁력 없는 제네릭이 설 자리를 쓸어버린다. 이는 곧 제네릭 영업에서 꽃을 피웠던 CSO가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SO의 재취업 움직임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며 “갈 곳 잃은 수많은 CSO를 누가 수용해줄 것인가가 앞으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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