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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코빈 "존슨의 '브렉시트 끝' 구호, 거짓말" 기고

입력 2019.12.16. 00:02 댓글 0개
"이번 총선, 주로 브렉시트에 관한 것"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공약 대가 치러"
[런던=AP/뉴시스] 영국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13일(현지시간) 전날 총선에서 대참패한후 어디론가 가기 위해 수도 북부 이스링턴 소재 자택을 떠나고 있다. 2019.12.15.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총선에서 대패한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이번 총선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초점이 맞춰진 선거였다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를 끝내자(Get Brexit Done)" 구호는 실현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다음 선거에서 당을 이끌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즉각 사퇴하라는 요구가 나온다. 존슨 총리의 보수당은 최종적으로 365석(전체 650석)을 확보한 반면 제1야당 노동당은 203석을 얻는 데 그쳤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에 코빈 대표가 기고한 글에 따르면 코빈 대표는 지난 몇년 동안 정치적 격변이 일어났다고 짚었다.

그는 스코틀랜드 독립 운동, 브렉시트,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를 끝내자" 구호의 승리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정치 시스템은 현재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실패해 매우 불안하다"며 "노동당 대표로서 나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말을 들었고, 정치에서 신뢰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계속해서 놀랐다"고 회상했다.

또 "빈부격차가 커지고 경제정치 체제가 공정하지 못하다. 정의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지역인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40여년에 걸쳐 일자리와 지역사회가 파괴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2016년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큰 반발을 불렀고, 이번 총선에서도 노동당에 유감스러운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붉은 벽'으로 불리는 북부, 중부 광공업지대는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으로 넘어갔다.

그는 "제철소가 문을 닫은 도시에서 정치가 전반적으로 신뢰받지 못했지만, 브렉시트를 끝내겠다는 존슨 총리의 약속은 신뢰를 받았다"면서 "슬프게도 그 구호는 곧 거짓으로 드러나 신뢰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최선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이 영국의 전체적 전환점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은 주로 브렉시트에 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더럼=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북동부 더럼 지역에서 새롭게 당선된 보수당 의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놓고 양극화됐던 영국이 이번 총선을 통해 다시 하나가 됐다고 발언했다. 2019.12.15.

그는 "나는 우리가 일부 유권자에게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할 수 있는 당이라고 인식됐던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치르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4년 반 동안 언론이 그 어느때보다도 격렬하게 노동당을 공격한 점도 패배의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럼에도 그는 긴축, 기업 권력, 불평등, 기후 변화 논쟁에서 이긴 점이 자랑스럽다고 내세웠다. 철도 국유화, 대규모 주택 건설 프로그램 등 노동당의 정책이 인기를 끌었던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그런 것들의 변화를 위한 다수당이 되지 못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당은 패배했고 나는 그 책임을 진다. 노동당은 곧 새로운 지도자를 갖게될 예정"이라며 "우리의 운동은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 지속 가능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것이다. 나는 평생 그 목표를 위해 캠페인을 벌여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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