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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저항했으나···줄줄이 백기든 서울 재개발·재건축

입력 2019.12.13. 14:36 댓글 1개
신반포3차 '통매각 포기'·한남3구역 '재입찰'
시간·비용 부담 커 실리적 차선책 선택한 듯
전문가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싸움 한 것"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모습. 2019.11.2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에 강력하게 저항하던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잇따라 백기를 들고 당국 의견을 수용하고 나섰다.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인허가권자인 정부 당국에 밉보여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분양분 통매각을 추진해 온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통매각을 포기하고, 서초구청을 상대로 벌였던 행정소송도 취하하기로 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반발해 통매각 방침을 세웠으나 '꼼수'라는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밀려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대신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정부 당국 협조 하에 최대한 일정을 서둘러서 내년 4월 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합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소송이 장기전으로 가게 될 경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신반포3차 조합 결정은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저울질 해 온 서울 강남권 다른 재건축 조합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거듭 통매각에 대해 '주택 공급질서를 무너뜨리는 불공정행위'라고 강조한 것도 분양가 상한제 무력화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 측이 무리한 소송전을 벌이다 시간만 허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합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전 내년 4월 내에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달성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이 지역은 연약지반이라 구조성능 설계 인허가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분양에 대해 청약 시장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라고 정부가 경고를 했음에도 소송전을 벌이다 조합이 시간을 허비한 측면이 있다"며 "열심히 뛰면 분양가 상한제를 겨우 피할 수도 있겠지만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 당국과 마찰을 빚다 백기를 든 사례는 신반포3차 조합 사례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일 과도한 수주 경쟁으로 논란을 빚은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전면 재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서울=뉴시스] 신반포 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현장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 과정을 특별 점검해 재입찰을 권고하고,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3개 건설사에 대해선 입찰 제안 내용이 도시정비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남3구역 조합은 당초 과열 경쟁으로 서울시의 권고를 받고 '수정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가 '입찰 중단과 재입찰'을 재차 권고하자 결국 인허가권자의 뜻을 수용한 것이다.

입찰 공고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만큼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6개월 이상 지연이 불가피해 졌다.

이처럼 잇따라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정부 당국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규제 의지가 강력한데다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며 "승인권자는 정부인데 계속 밉보여 봤자 어차피 시간은 똑같이 할애가 되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가게 되면 불리한 쪽은 결국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와 대립해서 이기기가 쉽지 않은데다 이 과정에서 시간뿐만 아니라 비용도 늘어나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않아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 의지가 강한 현 상황에서 가능성이 낮은 싸움을 하는 것보단 솔루션을 담아 풀어가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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