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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현범, 계열사서 비자금 거부하자 대표 교체"
입력 2019.12.13. 11:34 댓글 0개허위 영수증·대표 급여 등으로 자금 횡령
계열사에서 2억6300만원 차명계좌 수수
납품업체에서 10년간 6억1500만원 받아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가 "(이제) 더 이상 (횡령은) 어렵다"는 계열사 보고를 받은 뒤 이 회사 대표를 교체했던 것으로 검찰이 조사했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의원실에 제출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는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 재직 당시 자신과 형제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A사로부터 2008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회사자금 총 2억6300만원을 받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대표가 지난 2008년 4월 한국타이어 총무팀장에게 "매월 일정한 액수의 부외자금을 만들어 달라"는 취지로 말한 후, "A사를 통해 매월 3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이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A사 측은 같은해 5월 각종 비용 명목으로 300만원을 지출한 것처럼 허위로 간이영수증을 만들고 돈을 인출해 차명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 대표가 이때부터 2013년 2월까지 매달 300만원씩 61회에 걸쳐 1억7700만원을 송금받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 대표는 2013년 3월 A사 대표가 "더 이상 부외자금 조성이 어렵다"는 취지로 보고하자 이를 중단토록 하고, 그해 말 대표에서 물러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대표는 한국타이어 경리부에서 정년퇴직한 직원 B씨를 2014년 1월 A사 대표로 임명했는데, 검찰은 그가 경리부 근무 당시 대주주 일가 심부름까지 도맡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대표는 대표 교체 후 2017년 11월까지 200만원씩 총 86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 대표가 2014년 5월 B씨에게 전화해 "매월 200만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해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해달라"고 했고, B씨가 자신의 대표 급여를 인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조 대표는 지난 2008년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0년간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매달 500만원씩 123회에 걸쳐 6억1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 대표가 경영기획본부 산하 구매 담당 임원에게 납품업체를 통해 부외자금 조성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했다. 타이어 윤활유의 일종인 '이형제'를 수입해 납품하던 C사 대표는 독점 공급을 하다가 한국타이어가 구매처를 넓히자, 거래 유지 등 편의를 봐달라는 취지로 이 요청을 받아들여 돈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계열사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지인의 매형과 유흥주점 여종업원의 부친 명의 등 차명계좌를 이용해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지난 9일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금융실명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조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조 대표는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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