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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업계, 노사 갈등 희비 엇갈려

입력 2019.12.13. 05:19 댓글 0개
현대·기아차 '무분규'...르노삼성·한국지엠 '갈등 고조'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국내 완성차업계에 노사 갈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파업없이 임금협상에 합의한 가운데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 최준영 대표이사 부사장과 최종태 신임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소하리공장에서 16차 본교섭을 갖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합의했다. 이어 오는 13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양측은 6개월 여에 걸친 올해 노사협상에서 무파업으로 잠정합의안를 이끌어냈다. 노사는 지난 6월13일 상견례 이후 매주 2~3회 교섭을 실시했으나, 노조 집행부 임기 만료에 따라 새 노조 집행부 선출 과정이 진행되며 지난 11월 26일 교섭을 재개할 수 있었다.

기아차는 "노사가 교섭 재개 2주일 만에 합의점을 도출한 것은 안팎으로 어려운 경영환경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구조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연내 임금협상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노사가 공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 및 격려금 150% + 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이다.

노사는 완성차 생산라인 근무자의 사기증진을 위해 라인수당을 일부 올리는 데(S급 5000원 인상)에도 합의했으며, 사회공헌기금 30억원을 출연하기로 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아울러 노사는 자동차산업의 대전환과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함께 인식해 '고용안정과 미래생존을 위한 미래발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8년 만에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이로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노사간 갈등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반대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66.2%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전체조합원 2059명 중 1939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1363명(66.2%)가 파업에 동의했다. 반대는 565명(27.4%)에 불과했다.

노조는 빠른시일 내에 대의원회의를 열어 파업수위와 시기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9월부터 2019년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해왔지만 기본급 인상 등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으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9일 자정을 넘겨 회의를 한 끝에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조정중지 결정에 이어 쟁의행위 찬반투표로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한 만큼 르노삼성 노조가 또다시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르노삼성 사측은 9일 쟁의행위조정을 중앙노동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낸 상태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후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지엠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달 초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강성의 김성갑(54) 신임 지부장을 선출, 화력을 높였다. 김성갑 지부장은 파업투쟁 전술강화, 현장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현장과 함께하는 강력한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새 지도부는 사측과의 임단협은 물론 최근 벌어진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등의 현안을 받아들게 됐다.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노조와도 전쟁 중이다. 한국지엠은 최근 58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이 자리를 정규직으로 채우기 위한 사내공모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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