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의향 보성군에서도 다시 철거된 안용백 흉상

입력 2019.12.12. 17:25 수정 2019.12.12. 20:32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친일 인사 안용백 흉상이 광주에서 철거된 뒤 보성군에 세워져 논란이 일다가 다시 철거되는 운명을 맞았다. 시설물 설치 미신고 등 불법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미적대다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쳐 문중 제당 내로 옮겨진 것이다.

여론에 떠밀리다시피 했지만 흉상 철거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전남도 2대 교육감을 지냈던 안용백은 일제 강점기 총독부 기관지에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찬양하는 글을 써 친일 인사로 분류됐다. 광주 중외 공원에 세워져 있던 그의 흉상을 광주 시민들이 단죄 차원에서 철거했지만 그의 고향 보성에 다시 세우려던 시도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후손들이 조상을 위하는 마음으로 동상을 세우는걸 시비 걸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흉상은 미신고 시설물인데다 도로부지를 무단 점용하는 등 법 위반은 물론이고 보성 지역 주민 정서와도 동떨어진 처사였다. 보성은 남도를 대표하는 전통적 의향을 자처한다. 안방준, 안규홍 등으로 대표되는 안씨 문중 의병장들의 올곧은 혼백이 살아 숨쉬고 있다. 이런 빛나는 의향 전통을 무시하고 친일 인사 흉상이 들어서려 했다는 데 대해 군민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일이었다.

그의 흉상 파동은 '남도의병 역사 공원'(480억 규모)을 유치하려는 보성군의 움직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지난 8월 의병 공원 유치를 위한 주민결의 대회에서 나타났듯이 군민의 의향 자부심은 다른 고장이 쉽게 넘보기 어려울만큼 크고 강하다. 그의 흉상 철거가 의향의 자부심을 높이고 '남도 의병 역사 공원'유치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번 보성군의 안용백 흉상 철거는 황국신민화 찬양에 대한 단죄의 차원으로 봐야 한다.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서도 그의 흉상 철거는 당연한 조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희망은 없다. 지금은 너나없이 친일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게 시대정신이다.

안용백 흉상 철거는 "의향 보성에 친일 인사가 발붙일 수 없다"는 군민 대다수의 의견이 모아진 증좌라고 여길만 하다. 또한 여전히 준동하고 있는 친일 세력들을 향한 준엄한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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