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아이들 보호 조차 논란이 돼야 하는가

입력 2019.12.12. 04:30 수정 2019.12.12. 14:54 댓글 0개
선정태의 무등의시각 무등일보 사회부 차장

지난 10일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 안전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일명 '민식이법')과 경사진 주차장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 등을 설치하도록 한 주차장법 개정안(일명 하준이법)이 통과된 후 '민식이법'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법 개정을 찬성하는 쪽은 '처벌이 강해진 만큼 운전자가 더 조심할 것이며, 이로 인해 사고는 줄어들 것이다'며 환영하고 있다.

법 개정에 불만이 있는 쪽은 '운전자가 아무리 방어운전한다고 해도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아이들까지 대비할 수 없다. 앞으로는 합의금을 무는 것은 물론 징역까지 살아야 할 상황이다'며 분개하고 있다. 또 '어린이안전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음주운전자와 맞먹는 처벌을 받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과실범의 처벌이 고의범과 똑같은 것은 형평성에 한참 어긋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민식이 부모들에게 '자신들이 만든 법, 자신들이 먼저 범법자 돼봐라', '전국민 예비 범죄자로 전락시켜서 좋으냐' 등 민식이 부모에 대한 저주를 퍼붓는 사람들도 있다.

'민식이법' 통과 후 이틀간 등교 시간에 아들 학교 앞을 운전해서 지나갔다. 아파트 앞 횡단보도부터 녹색어머니회 분들이 지키고 있었고, 아이들도 펜스가 쳐진 학교 앞 인도를 건너고 있었다. 운전자들의 나쁜 운전 습관은 바뀌지 않아 보였다.

30㎞/h를 훨씬 넘는 속도로 학교 앞까지 달려와 불법 유턴 후 아이를 내려주고 떠나는 학부모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학교 맞은 편이 원룸촌과 상가가 있는 탓에 학교 맞은 편은 불법 주차차량이, 학교 쪽 도로 한 켠에는 아이를 바래다주는 부모들의 불법 정차 차량들도 눈에 띄었다.

'민식이법'이 악법일까?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불합리한거나 부족한건 또 개정하면서 현실에 맞춰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민식이법' 통과로 모든 스쿨존 횡단보도에 신호등과 불법 주차된 차를 단속하는 CCTV가 설치될 것이다. 도로를 가로지르려는 아이들을 발견하기 쉽게 됐다.

그리고, '민식이법'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으로 싸우기 전에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서두에 밝혔지만 '민식이법'은 없는 법을 뚝딱 만든게 아니라 개정안이다. 이미 있던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니 처벌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우리 운전자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무감각하고 조심성 없이 차를 몰았는지, 교통문화 의식이 얼마나 낮았는지 되돌아보자.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라고 만든 곳이 스쿨존이다. '민식이법'이 시행되려면 3개월 이상 남았다. 당장 지금 그 구간 만큼은 30㎞/h 이하로 운행, 횡단보도 앞에서 무조건 일단 정지, 이 두 가지부터 지키자.

어린이 탑승 통학차량에 대한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태호-유찬이법', 어린이 피해자에 응급처치를 의무화하는 '해인이법', 어린이 통학버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도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이 어른들의 일상을 옥죄고 불편이 커질 수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허망하게 떠나지는 않게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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