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벽(壁)

입력 2019.12.11. 18:05 수정 2019.12.11. 18:05 댓글 0개
최민석의 약수터 무등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벽(壁)'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나 장애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벽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촌에서 가장 유명한 벽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이다. 통곡의 벽은 솔로몬왕이 세운 성전이 있던 자리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지역에 세워진 바빌론 왕국이 이를 파괴하고 유대인들이 노예로 끌려가면서 2천여년에 걸친 수난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유대인들이 성전 파괴를 슬퍼하며 벽을 잡고 기도했다는 것에서 유래돼 '통곡의 벽'으로 명명됐다.

오늘날까지 유대인을 비롯, 세계 각지에서 온 기독교 신자들과 관광객들이 각자의 바람과 간절함을 담아 기도를 올리는 명소가 됐다.

20세기 이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독일 '베를린 장벽'이다. 베를린 장벽은 2차대전 패배로 시작된 독일 분단과 동서 냉전의 상징으로 구소련과 동독이 동독 시민들의 탈출과 서독과의 교류를 막기 위해 수년 동안 세운 장벽이다.

베를린 장벽은 89년 동독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에서 비롯된 독일 통일로 베를린 시민들에 의해 철거됐다.

베를린 장벽과 함께 가장 유명한 벽은 체코 수도 프라하에 있는 '레넌 벽(Lennon Wall)'이다. 레넌 벽은 역사상 최고의 영국 록그룹인 비틀스의 리더인 존 레넌의 이름을 따 온데서 비롯됐다.

레넌은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었다. 40년의 짧은 생애 동안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그의 사상과 정신은 1980년대 '밸벳 혁명'으로 당시 체코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기폭제가 됐다.

레넌 벽은 공산정권 치하에서 프라하 말라스트라나의 대수도원 광장 한쪽에 있던 건물 벽면에 그의 노래가사 일부와 벽화가 그려진데서 유래했다.

벽면에 그려진 글과 그림은 역사를 바꾸는 도화선이 됐다.

그런 레넌 벽이 전남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가에도 등장했다. 최근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참여형 대자보가 게시되기도 했다. 이렇듯 벽은 삶과 역사를 바꾸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

2019년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새해에는 모두가 삶과 마음의 벽을 허물고 행복과 긍정의 나날들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최민석 사회부부장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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