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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할까···DLF 제재심 '태풍의 눈'

입력 2019.12.10. 08:34 댓글 0개
내년 3월 임기 앞둔 손태승 회장 연임 가능성은
경영성과 긍정적…'DLF 사태' 관련 제재 촉각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금융권 주요 수장들의 연임 여부가 하나 둘씩 결정되면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연임 '첫 스타트'를 끊은 허인 KB국민은행장에 이어 이대훈 NH농협은행장까지 잇따라 재신임을 받았다. 오는 13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지주사 체제를 안착시키고 안정적인 실적을 일군 점은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하지만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에 따른 내부통제 부실 책임과 금융당국의 제재 가능성은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 연임가도, 청신호? 적신호?

지주사 체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손 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많다.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이 1조6657억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호(好)실적'을 이끌어 낸 점도 성과로 꼽힌다. 인수합병(M&A) 행보도 거침없었다. 지난 4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국제자산신탁 인수, 롯데카드 지분 투자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속도를 냈다. 내년에는 저축은행과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도 세워놨다. 경영 성과만 놓고 보면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 논란을 일으킨 'DLF 사태'가 연임을 가로막을 강력한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우리은행이 4000억 어치의 DLF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정황, 리스크 관리 부실, 내부통제 허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손 회장의 '책임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조정 결과에서 우리은행은 사상 최고 수준인 최대 80%의 배상 책임도 떠안은 상황이다.

연이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우리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 부실 문제가 다시 불거지며 연임 가능성에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우리은행 부산지역 직원이 대여금고에서 고객 돈을 빼돌리는 등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라 터졌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는 DLF 사태와 관련된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감원의 DLF 사태에 대한 검사 의견서에서는 손 회장 겸 행장이 '감독책임자'로 명시돼있다. 손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지, 징계 수위가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 제재심 수위 연임 가를 듯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지난 2017년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올 1월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될 당시 1년간 한시적으로 행장직을 겸임하는 조건으로 회장 자리에 올랐다. 우리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내년 3월말 주주총회 소집 한 달 전까지는 회의를 개시해야 한다. 현재 임추위는 노성태·박상용·장동우·전지평·정찬형 등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다. 우리은행 임추위가 통상 두 달 전에 열린 점을 감안하면 내년 1월중 임추위가 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감원의 DLF 관련 제재심 시점과 맞물릴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관 제재가 이뤄질 경우 손 회장이 징계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간 기관과 책임자에 대한 동시 징계 의지를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소비자보호 강화 차원에서 우리은행에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양형주의에 따라 손 회장이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취업 제한에 따라 연임은 무산된다. 하지만 주의적 경고 이하의 징계를 받게 되면 연임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이런 경징계의 경우 이사회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손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직을 분리해 행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행장 임기는 내년 12월말까지다.

손 회장에 대한 내부 신임이 두터운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과거 채용비리 사태로 터져 나온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 손 회장의 힘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광구 전 행장의 예기치 못한 낙마로 뒤숭숭했던 조직을 안정적으로 다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주사 전환이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배구조 체제를 보다 공고히하는 측면에서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재심 결과에 따라 회장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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