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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로하니 방일 추진...日, 美·이란 사이 중재역 노려

입력 2019.12.10. 02:26 댓글 0개
"에너지 안보 측면서 日의 중동 평화 기여는 자연스러운 일"
로하니, 이달 말 방일 전망...아베, 지난 6월 이란 방문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운데)가 12일 테헤란의 사다바드 왕궁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환영을 받으며 이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이란 간 긴장을 완화시킬 방안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과 솔직하게 논의했다고 말하고 더 많은 인내를 촉구했다. 2019.6.13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핵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일본이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미국 간 핵문제를 해결하고 중동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더 큰 역할을 맡길 원한다며 로하니 대통령의 방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자가 되길 바란다며 국제사회 역시 일본에 이 같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미국의 동맹이면서 전통적으로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대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중동의)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정세를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일본이 중동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본 선박들의 안전한 항해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80%를 중동에서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로하니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일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매체들은 로하니 대통령이 이달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이슬람계 지도자 모임을 전후로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한 뒤 이란과 미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 왔다. 미국이 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도 핵협정 준수 범위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 강화에 공을 들이는 한편 지난 6월 이란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일정에서는 이란과 미국 간 대화를 촉진하려는 그의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정부는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자위대를 파견할 계획이기도 하다. 원유 수송을 하는 역내 일본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자위대는 미국이 중동 수로 보호를 위해 주도하고 있는 연합체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아베 정권의 중동 자위대 파견은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다. 2차 대전 패전 이후 제정된 평화 헌법이 일본의 무력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만큼 군사적 긴장이 높은 지역에 군함을 보내는 조치 역시 극도로 민감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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