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베조스 편지와 광주 문화산업

입력 2019.12.09. 19:32 수정 2019.12.09. 19:33 댓글 0개
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

실패, 한국사회에서는 용납되지 못하는 불행의 동의어다.

실패를 장려하라니. 허나 주인공이 세계 최고 성공의 아이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제친 세계 1등 부자 제프 베조스의 이야기다. 알다시피 아마존 닷컴은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해 우주 사업까지 진출한, 애플을 제치고 가장 빠르게 세계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실패 장려'는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직접 쓴 21통의 연례 주주 서한을 분석한 '베조스 레터'의 주요 리스트 항목 중 하나다. 실제로 아마존의 통신시장 진출 시도는 세계가 아는 가장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아마존은 그 실패에서 'AI'를 건져냈다.

서설이 길었다.

광주시가 버려진 역과 소용이 다한 기차를 IT 기반 관광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명 '5G기반 문화역 아시아 스마트관광로드 개발' 사업.

내년부터 2023년까지 국·시비 218억원을 투입해 광주송정역-광주역-문화전당을 잇는 관광로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기재부 관문을 넘어서 내년 국비 사업으로 확정됐다.

간이역이 된 '극락강역'과 버려진 폐열차를 최첨단 기술과 접목해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젊은 세대 관광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극락강역을 배경으로한 5G기반 실감콘텐츠는 과거와 첨단이 오가는 낭만적 스토리를 안고 있다. 영산강 상류 극락강역의 빼어난 풍경, '극락'이라는 이름이 주는 상상력과 정서적 풍경에 5G라는 최첨단 IT기술이 더해진다. 이같은 문화적 흡입력은 새로움과 독특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5G기반 VR/AR(증강현실) 셔틀열차 구축사업의 기반이 되는 열차가 문제가 됐다. 국·시비 50%씩 45억 원이 투입될 이 사업이 구축될 셔틀열차의 내구연한이 오는 2022년 6월이라는 사실이 논점이 되며 예산낭비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5G 테스트베드로서 광주 시장선점의 강점 등은 밀려났다,

논란을 지켜보며 베조스의 레터를 다시 생각한다. 사기업과 공공영역이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 실험적인 중요과학기술이 사실상 정부 공적자금으로 추진되고 광주 주요 경제 영역 역시 광주시 등 공적 영역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측면에서 광주시에 혁신성과 실험성을 강하게 주문하고 촉구해도 부족하다. 하물며 모처럼 시 산하 기관에서 실험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국비까지 확보했다면 모든 실패요인을 미리 분석해 이를 성공적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야할 일이다.

'우리가 남이가'라며 잘못된 걸 눈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실패 요인을 함께 파악해 실패를 원천 차단하자는 거다.

5G는 기업들도 새로운 신산업이거니와 문화역이니 스마트 관광로드니 모두 광주가 처음 걸어보는 길이다. 가는 길에 크고 작은 실패가 뒤따를 것이다.

그럴 때 실패를 문제삼아 갈길을 막아설 것인지, 새로운 진입로를 향한 동력으로 만들 것인지는 지역사회의 역량이다.

이제 성공의 경험을 만들어가보자.

거꾸로 가도 서울만 가면되는 길이 아닌 과정으로서 성공의 경험. 실패에서도 가능성을 일궈내는 성공, 끝없는 관심과 철저한 탐구, 다정이 병인 사랑 등이 빚어낼 성과물일 것이다.조덕진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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