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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만사] 모범생 엄마의 자녀교육법

입력 2019.12.09. 17:51 댓글 0개
'육아교육 전문가' 김경란 광주여대 교수 부부
6살에 맥주 권하던 '철없는 아빠' 김경진 의원
자유롭돼 책임감있게 '관찰형 엄마' 김 교수
"풍부한 직접 경험·균형있는 교육관 중요"

'대학에서 육아교육학을 가르치는 교수 엄마와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 아빠. 타이틀만 봐서는 남부러울것 없어보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주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인터뷰였다. 


"직접 경험 만큼이나 좋은 인생공부는 없다며 술맛을 궁금해하던 6살 아들에게 맥주를 권하던 철부지 남편이었죠. 만화방, 오락실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어요. 덕분에(?) 하나뿐인 아들은 중학교때까지 공부에 흥미라곤 없는 아이였어요.

다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분명하게 가르쳤어요. 그래서일까 커가면서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하더라구요. 대단한 스펙을 가진건 아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능동적인 자세를 갖춘 성인으로 자랐어요. 자식 농사 이만하면 평균 이상은 한 거겠죠?!"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김경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역에서 꽤 유명한 유아교육 전문가로 활동중인 그의 '철부지 남편'은 바로 국회의원 김경진.

대학교수 엄마와 검사 아빠라면 어릴적부터 엘리트 코스만 고집했을 것 같은 것은 편견이었을까. 슬하에 27살 아들을 둔 이들 부부에게 자녀교육법을 들어봤다. 



A. 제가 21살, 남편이 22살이던때 '졸지에 하는 미팅'으로 처음 만났어요. 친한 친구의 오빠가 '자리만 채워달라'길래 얼떨결에 따라 나선 자리였죠.

남편 역시 매번 미팅에 실패하던 가장 친한 친구가 동석만 해달라고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꾸밈없이 털털하면서도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아 자주 만나 이야기하다보니 연인이 됐어요.

연애하는 동안 고시 공부를 했는데 무뚝뚝한 성격과 달리 매일 밤 도서관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전화를 걸어 저의 안부를 챙기던 섬세한 사람이었어요. 1989년 고시 합격 후 2년 뒤, 7년 연애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어요. 



A. 어린시절 아주 평범한 아이였어요. 사고라고는 모르는, 공부만 열심히 하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죠. 아이들을 참 좋아해서 사촌들이 모이는 날엔 제가 보육을 전담하기도 했는데 자연스럽게 평생 직업으로까지 연결됐어요.

반대로 남편은 '잘 풀려서 검사가 된 케이스'라고 말하곤 해요. 아들이 귀한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때 고향인 장성에서 작은아버지가 계시는 광주로 유학 온 뒤로 가족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공부는 하면서도 놀기도 무지 놀았다고 해요.

외교관이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강한 권유로 법학도의 길을 걸었지만 '내 길'에 대한 확신이 좀 부족했는지 방황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남편을 법관으로 키운 시아버님의 선견지명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봐요.



A. 여러 사정상 외아들인데 별나게 키웠을거라는 편견과 달리 정말 평범하게 자랐어요.

남편 발령을 따라 함께 살기도 했던 터라 초등학교 시절 2번이나 전학을 겪으며 힘들었을법도 한데 밝게 자라줬죠. 만화방과 오락실을 사랑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건 1등으로 잘하는 아이였지만 공부엔 영 흥미가 없어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끝무렵에 갑자기 '공부를 하겠다'더니 무서울 정도로 매진하더라고요. '우수웠던' 성적이 '우수'로 돌아서기까지 불과 얼마 안 걸릴 정도로 였어요.

나중에 아들에게 물어보니 '노는건 원 없이 했으니 공부를 원 없이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인생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건 결국 자기 자신임을 스스로 일깨운 거죠.



A. 독서요. 워낙 공부엔 관심 없던 아이라 학습지도는 거의 하지 않았지만 어릴때부터 책을 참 많이 읽어줬어요. 글을 알고 나서부터는 밖에서 놀다 들어오면 책 몇권 뚝딱 읽는게 습관이었어요.

한 책에 꽂히면 30번도 반복해서 볼 정도였죠. 그게 좋은 양분이 되었던 것 같아요.

또 부모의 무한 믿음이요. 아들에게 '너의 모든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말을 자주 해요. 그러면서 결정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지게 했죠. 그랬더니 매사에 신중해지더군요.

외고 진학, 국내 4년제 대학 입학, 현재 중국 북경대 석사과정까지 자신의 인생 설계에 대한 고민과 결정을 스스로 한 덕에 목표의식도 뚜렷하고 만족도도 높은 것 같더라구요.



A. 달랑 아이 하나 키웠으면서 뭘 그리 대단하게 말하냐는 지적이 있을 수도 있어요. 사실 유아교육학을 가르치면서 접했던 많은 케이스 덕분에 아이 교육이 수월했던 측면도 큽니다.

제 아이를 기르고, 관련 학문을 연구하면서 깨달은 이치는 '아이들은 스스로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그 길을 안전하게 인도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는 결론이죠.

자식을 향한 부모의 무한한 믿음은 아이들로 하여금 자존감, 안정감을 갖게 하죠. 이는 매사에 적극성의 기반이 되고요.

오늘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널 믿어. 어떤 결정을 하던지 응원할게'라고 이야기해주세요. 분명 달라질겁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김경인기자 kyeongja@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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