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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업 막는 '대못규제·중복규제·소극규제' 풀어야"···SGI 보고서

입력 2019.12.08. 13:54 댓글 0개
대못규제…데이터 수집부터 '데이터3법'에 막혀
중복규제…융복합 신산업은 여러 부처 법령 적용
소극규제…'규제 인프라 미비', '이해갈등'에 지연
SGI 제언 "대못규제 우선해결, 부처간 협업 강화, 혁신제도 활용"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신산업을 키우려면 대못규제, 중복규제, 소극규제 등 3대 규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주장의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8일 ‘신산업 규제트리와 산업별 규제사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규제트리’는 일종의 규제현황 지도다. 하나의 산업을 둘러싸고, 나뭇가지처럼 얽혀있는 규제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도식화한 자료다.

이번 연구에서 규제트리를 작성한 신산업은 최근 정부가 선정한 9대 선도사업 중 바이오·헬스, 드론, 핀테크, AI 등 4개 분야다. SGI와 한국행정연구원과 공동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산업별 규제이슈를 분석하고 전문가 인터뷰, 법령분석을 통해 각 사업을 가로막고 있는 연관규제를 도출했다.

◇대못규제, 중복규제, 소극규제에 막힌 신산업

‘규제트리’를 통해 4대 신산업의 규제환경을 분석한 결과, 신산업은 ▲대못규제 ▲중복규제 ▲소극규제에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산업 발전을 막는 ‘대못규제’는 ‘데이터3법’으로 드러났다. 데이터3법이란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는 데이터인데 데이터3법 규제가 데이터 수집조차 못하게 막고 있다. 20대 국회 여야 대표가 지난 11월에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규제트리로 산업별 연관규제를 분석하니 ①바이오·헬스는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②드론은 ‘개인정보보호법, 항공안전법’ ③핀테크는 ‘신용정보법, 자본시장법’ ④AI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데이터3법이 걸려 있었다. 특히 19개 세부 산업분야로 분석했더니 19개 중 63%에 달하는 12개 산업분야가 데이터3법에 가로막혀 있었다.

또한 신산업은 ‘복합규제’에 막혀 있었다. 기존 산업을 융복합하는 신산업은 최소 2~3개의 기존 산업들이 받는 규제를 한꺼번에 적용받고 있었다. 한 청년벤처 기업인은 “융복합 신산업의 스타트업이 모든 규제를 다 지켜서 사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며, 이런 현실에 사업을 접을까 몇 번이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IT와 의료산업을 융복합한 바이오·헬스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생명윤리법’ 등 2중, 3중의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원격의료를 받으려면 ‘개인정보보호법’에 막혀 환자 데이터 수집, 활용 못하고, ‘의료법’은 건강관리앱을 통한 의사-환자간 원격진료를 막는다. 또한 ‘약사법’에 의해 처방받은 약을 원격으로 조제하거나, 택배발송도 하지 못한다.

신산업의 규제 틀을 제대로 갖춰 주지 않는 ‘소극 규제’도 문제다. 소극 규제는 기존 산업과의 이해관계로 인해서 새로운 산업의 발생을 지연시키는 장벽이기도 하며, 새로운 산업에 적합한 규제 인프라가 없어서 기업이 신산업을 추진하는데 불법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는 새로운 사업 출현 속도를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투자플랫폼만 제공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규제 인프라가 없어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으로 분류돼 금산분리를 적용받고,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차도 인간도 아니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상 도로주행도, 인도통행도 불가능하다.

SGI는 "다부처 법령이 얽혀 있는 신산업·신기술 분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신규 사업 창출을 가로막는 일련의 규제를 폐지하는 근본적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핵심적인 규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하고 분야별 규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효과적인 규제개혁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못규제 우선해결, 부처간 협업 강화, 혁신제도 활용 강조

SGI는 신산업 규제애로 해결을 위해 ▲‘대못규제’의 우선적 해결 ▲‘다부처 협업 강화’를 통한 중복규제 일괄 개선 ▲사회갈등 분야에서 ‘규제 혁신제도의 적극 활용(규제 샌드박스 등)’을 제언했다.

먼저 ‘대못규제’인 ‘데이터3법’의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했다. SGI는 “이미 뒤처진 신산업 분야에서 경쟁국을 따라 잡으려면 규제트리에서 대못규제로 나타난 ‘데이터 3법’의 조속한 입법이 우선”이라며 “나아가 가명정보 기준 명확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데이터 활용기반을 확충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처간 협업 강화’를 통한 ‘중복규제의 일괄개선’도 주문했다. SGI는 “신산업 분야는 다부처 규제 해결이 필수적임에도 우리나라는 개별 부처를 중심으로 한 규제개선과 성과평가에 머무르고 있다”며 “부처간 상시협력 채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무조정실 등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다부처규제를 중점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규제 인프라가 미비하고 이해관계자간 대립이 첨예한 분야에 대해서는 규제 샌드박스·자유특구 등 ‘혁신제도의 적극적 활용’을 건의했다. SGI는 “원격의료나 공유경제처럼 기득권 보호가 강한 분야일수록 규제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 신제품·신서비스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순이득(소비자 편익·산업 발전)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시범사업마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강원도의 경우 원격의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지만 참여를 결정한 의료기관이 아직 1곳에 불과하다”며 “시범사업의 참여나 실패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는 보완조치나 기득권 집단을 설득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SGI 원장은 “여러 부처가 관여되는 규제혁신의 과정에서는 부처별로 분절된 칸막이식 규제집행으로 인해 신산업·신제품의 도입과 시장화에 지연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며 “단편적 사례를 넘어 사업분야별 핵심규제를 파악할 수 있는 ‘규제트리’는 향후 신산업 규제개선을 위한 방향과 전략을 마련하는데 기초자료로서 적극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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