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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걱정 편지 냈다가 군법회의, 46년만에 무죄받은 60대

입력 2019.12.08. 05:00 댓글 0개
"계엄 포고령, 당초부터 위헌·위법"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시국을 걱정하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가 군법회의에 넘겨진 60대가 46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염기창)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군법회의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A(67)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1972년 11월1일 전남 지역 자신의 집에서 '이 나라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이며,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국민 없는 정부 형태까지도 구상했다니 기막힐 일'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서신을 작성해 같은 달 2일 등기우편으로 발송, 유언비어를 날조 및 유포 혐의로 군법회의에 넘겨졌다.

전교사보통군법회의는 1972년 12월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으며, 육군 고등군법회의는 1973년 1월 원심을 깬 뒤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검사는 지난 3월28일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 포고령의 내용은 1972년 10월17일 대통령 특별선언을 통해 기존의 헌정질서를 중단시키고, 유신체제로 이행하고자 그에 대한 저항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계엄 포고령의 내용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한 구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언론·출판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됨은 물론 자유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하는 일체의 행위 등 범죄의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통상의 판단능력을 가진 국민이 법률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견하기 어렵다.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재판의 전제가 된 계엄 포고령이 당초부터 위헌이고 위법해 무효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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