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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 나가면 인사 발령···SPC그룹 퇴직 프로그램 논란

입력 2019.12.06. 07:30 댓글 0개
비공식 특정 직원 대상 퇴직 프로그램
거부 하면 비정규직 전환 또는 인사 발령
대상자 "회사 나가라는 압박으로 느껴"
SPC "프로그램 운영 맞지만 강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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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영업·생산·물류 담당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강제 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공식화 하고 희망 퇴직자를 받는 방식이 아닌 장기 미승진자나 업무 저평가 등을 특정해 퇴직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퇴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전환을 제시하고, 이것도 수용하지 않으면 다른 부서로 강제 발령 했다. 이에 SPC그룹은 퇴직을 제안한 건 맞지만, 강제한 적은 없다고 했다.

6일 퇴직 대상자 등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9월부터 부장·차장·과장급 30여명을 상대로 세 가지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퇴사를 받아들일 경우에는 이달까지 업무 정리 시간을 주고 퇴직금 외에 위로금을 약속했다. 위로금으로 부장급의 경우 근속 연수에 따라 기본급의 4~6개월, 차장의 경우 3~5개월, 과장은 2~4개월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기로 했다. 위로금을 원하지 않으면 위탁 점포 운영을 제안했다.

이 안(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엔 계약직 전환을 제시했다. 정규직으로 일한 것에 대한 퇴직금을 수령한 뒤 1년 단위로 계약하면서 기존 연봉의 8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안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기존 업무와 다른 일을 하는 부서로 파견했다.

이렇게 퇴직 압박이 들어오자 현재 대상자 중 일부는 퇴사하기로 했으며, 일부는 위탁 점포 운영을 받아들였다. 일부는 육아 휴직하거나 내년 상반기에 퇴사하기로 한 상태다. 어떤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인원은 기존 업무와 무관한 다른 부서로 보냈다는 주장이다.

퇴직 대상자들은 이 과정에서 파리크라상이 일방적으로 퇴직 등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휴일에도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결정을 재촉하고, 회신을 하지 않은 경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파견 보냈다는 것이다.

대상자 A씨는 "인사과를 통해 정식 루트로 희망 퇴직을 받는 게 아니라 부서장급에게 일을 맡겨 은밀하게 퇴직을 종용했다"며 "파견을 가게 되면서 고정연장근로수당이 사라져 연봉도 줄었다"고 했다. "이런 식의 인사 조치는 사실상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으로 느꼈다"고도 했다.

SPC그룹은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한 건 인정했다. 그러나 강요하거나 압박한 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퇴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기 발령 하거나 업무를 주지 않는 식으로 회사를 나가게끔 한 게 아니다"며 "대상자는 장기 미승진자나 업무 저성과자 등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부서에서 일하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제적 구조조정이었다"고 했다.

앞서 SPC그룹은 2016년에도 특정 직원을 퇴직과 관련, 논란이 됐다. 한편 SPC그룹은 삼립·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배스킨라빈스·쉐이크쉑 등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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