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재판 '아수라장' 부각 언론·폭도끼리 총쐈다는 지만원

입력 2019.12.04. 20:26 수정 2019.12.04. 20:26 댓글 0개
5·18 왜곡언론·방송·유튜브 모니터링 결과보고
일부 종편, 편파적인 장면만 집중 보도
정작 진상규명 관련 뉴스는 아예 실종
검증 없는 일방적 주장은 ‘테러’ 수준
5·18기념재단, 5·18 역사 왜곡 처벌 광주운동본부, 서울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4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5·18 왜곡 언론·유튜브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갖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일부 폭도들은 도청 내에서 내분이 발생해 상호 총격전을 벌여 살상하는가 하면 탈취한 무기로 평소 원한관계에 있는 민가에 침입해 일가족을 몰살시키거나 금품을 탈취하는 등 만행을 자행해 사태가 악화됐다."(지만원TV. 지만원 발언)

"우리가 그때 민주화를 위해서 내려온건 아니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우리 조장들이 말해 준 건 어느 큰 사람을 위해 앞으로 이 나라가 전복될 때 그 사람을 남조선에다 대통령으로 세우려고 한다. 이번 작전만 성공하면 통일이다 이랬어요."(참깨방송. 광주 온 북한특수군이라 주장한 사람 증언)

광주전남민언련이 작성한 유튜브 5·18 가짜뉴스 모니터링에서 확인되는 가짜뉴스 발언들이다.

뒷받침하는 증거나 자료도 없이 확인할 수 없는 인사의 발언이 무분별하게 인터넷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5·18 왜곡을 주도하는 것은 일부 종편들과 보수 유튜버들로 나타났다.

광주전남민언련과 서울 민언련, 5·18기념재단, 5·18역사왜곡처벌광주운동본부가 4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개최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 언론·방송 및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보고회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공개했다.

조선희 서울 민언련 활동가는 지난 3월부터 5·18민주화운동 신문방송 및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8개월간 모니터링 한 결과를 발표했다.

3월11일 전두환의 광주 재판 다음날 대다수 신문 매체가 전두환이 취재기자에 "이거 왜이래"라며 화내는 사진을 실었으나 한 보수매체 신문은 싣지 않았다. 이 보수매체는 5월18일을 전후한 5, 6월 칼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을 문제삼고 과거사위 활동을 억지스러운 이념 운동으로 폄하했다.

방송 모니터링에서도 보수 매체 종편은 전두환 재판 당시 '항의하는 시민들 극심한 몸싸움' 등 '아수라장'이라고 보도했고 5·18 39주년 기념식에서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봉변'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5·18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는 일체 보도하지 않으며 편파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담 방송에서도 지만원이 진상조사위에 참석해 북한군 침투설을 증명해야 한다거나 5·18을 다르게 생각하더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일부 출연자들의 주장이 전파를 탔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총 127건의 5·18 왜곡 동영상에 대해 방심위가 삭제 및 접속차단 결정을 내렸다. 웹사이트 게시물 17건 중 9건은 접속 차단 조치가 이뤄졌으나 유튜브상 110건 중 시정된 건수는 단 한건도 없다.

한은영 5·18기념재단연구소 연구원은 광주전남민언련이 모니터링한 5·18 왜곡 영상 200건을 분석했다.

200여건 중 66%에 달하는 132건이 참깨방송, 지만원TV, 조갑제TV, 뉴스타운TV 네 곳에서 생산됐다.

올해에만 절반에 달하는 98건의 영상이 업로드 됐고 17%인 34건이 조횟수 10만을 넘었다. 조횟수 100만이 넘은 것도 2건이었고 90만 이상은 1건, 60만 이상은 4건이 있었다.

한 연구원은 "지만원의 5·18 왜곡 유튜브는 5·18이 북한 특수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전제하고 있다"며 "교도소 습격과 무기피탈 등 폭력적 상황은 북한군이 개입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광주시민도 북한군 폭동의 희생자라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 개입을 부정하면 역적이라거나 5·18과는 전쟁을 한다거나 광주법원은 강도기관이라는 등 단순한 이분법적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왜곡 유튜브들은 증언자의 진술에 의존하고 5·18 당시 광주 상황에 대한 몰이해가 심각하다. 진상조사위나 국회 망언 등 5·18과 관련된 상황이 발생하면 새로운 정황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북한군 침투설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왜곡 생산 구조를 재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옥렬 광주전남민언련 상임대표는 "조갑제나 지만원같은 이들이 가짜뉴스를 생산하면 이를 가져다 확대 재생산하는 하위 유튜버들이 있는 이중 구조가 확인됐다"며 "최근에는 5·18 왜곡에 편승해 가짜 유공자 문제를 거론하며 새로운 프레임을 조성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들은 보수 유튜버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얻기 위한 장사를 하는 것으로까지 보인다. 신원을 증명할 수 없는 증언자들을 이용한 가짜뉴스 유포는 '가짜뉴스 테러리스트'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