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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압수수색' 여야 반응 극과 극···"정치행위" vs "내로남불"

입력 2019.12.04. 19:40 댓글 0개
이해찬 "특검 통해서라도 사건 낱낱이 벗겨내겠다"
황교안 "靑, 명명백백히 진실 밝혀 정의의 심판 기다려야"
손학규 "나라가 엉망, 국정이 난장판… 이런 게 레임덕"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지훈 문광호 기자 = 검찰이 4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하자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정치행위"라고 맹비난한 반면, 보수야당은 "검찰 수사 협조하라"며 압박했다.

검찰에 대해서도 여권은 특검까지 추진하겠다며 경고장을 날린 반면, 야권에서는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청와대와 여당·경찰이 검찰과 각을 세우며 대립하자 문재인 정권 '레임덕'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일 청와대 전 특별감찰관 한 분이 목숨을 버렸다"며 "이 사건은 왜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개혁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검찰이) 경찰서에 증거물로 보관된 특감반원의 유서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으로 가져갔다"며 "검찰은 결백하다면 검경합수단 꾸려 모든 증거와 수사 상황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검경이 함께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이 사건을 낱낱이 벗겨내겠다"고 경고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청와대를 겨눈 검찰을 성토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검찰개혁을 막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검찰이 수사권을 무기로 검찰개혁을 저지하려고 해도 우리는 결연한 의지로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정 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전 특별감찰반원 유류품에 대한 이례적 압수수색에 연달은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우려가 많다"며 "개혁에 맞선 검찰의 정치행위가 아닌지 묻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검찰이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의 유류품을 보관하던 경찰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서도 "탈취"라며 "고인의 사망 배경과 관련해 검찰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고인에 대한 강압수사와 혹여 있었을지 모를 별건수사 의혹 역시 진실 규명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청와대는 감찰농단 사태를 덮으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12.04. dahora83@newsis.com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관 출신 수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왜 이 정권이 가는 길에 억울한 죽음이 쌓여 가는지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검찰은 고인이 된 수사관이 왜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야 했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 모든 의혹의 중심에 있는 청와대는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정의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기획하고 경찰이 실행한 선거개입 의혹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정권의 운명이 달린 중대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창수 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 "모든 증거와 증언이 청와대를 가리키고 있는 상황에서 진실규명을 위한 검찰 압수수색은 정당하면서도 불가피한 절차"라며 "하지만 민주당은 자기 반성은커녕 검찰의 수사를 폄훼하며 검찰을 탓하며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불과 2년 전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국민이 잠시 임대한 국민의 공간이며, 청와대는 압수수색 명령을 받들라' 했다"며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성실히 응하고,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대한 내로남불 압박을 그만두라"고 일침을 가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76차 최고위원회의 및 제11차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4. kmx1105@newsis.com

김성원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성실히 응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하나도 남김없이 제출해야 한다"며 "은폐하려는 진실은 결국 국민들의 눈과 검찰의 손에 낱낱이 밝혀질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경찰은 검찰의 포렌식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나섰고, 여당 원내대표는 법무부에 검찰에 대한 특별감찰 실시를 요구하면서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경찰이 검찰과 싸우고, 여당 국회의원들이 검찰을 비난하고 있는 이런 한심한 지경이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손 대표는 "나라가 엉망이고, 국정이 난장판이 되고 있다. 도무지 국민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국민은 어느 편에 서야 하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라며 "바로 이런 것이 레임덕이다. 정권의 안위가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신업 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혹시라도, 청와대가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실을 축소·은폐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등 수사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는 검찰개혁을 빙자해 검찰을 흠집 내는 방법으로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훼손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며 "특히 청와대는 꼬리자르기식으로 청와대 '윗선'을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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