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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결심' 기영옥 단장 "나를 돌아보는 시간 갖겠다"
입력 2019.12.03. 17:34 수정 2019.12.04. 16:51 댓글 0개광주 우승…박수칠 때 떠나
기영옥 광주FC 단장이 사퇴를 결심했다.
기 단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단장자리를 내려 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4월부터 광주FC 단장이 된 그는 무보수로 4년 이상 구단에 봉사했다. 당초 3년을 약속했지만 어느덧 5년째 책임을 이어갔다.
기 단장이 사퇴를 결심한 것은 휴식을 위해서다. 1983년 금호고 축구부 감독부터 광양제철고 감독, 광주광역시축구협회 회장, 대한축구협회 이사, 전남축구협회 부회장 등 축구 지도자로 쉼 없이 달려왔다.
기 단장은 "쉬고 싶어서다. 다른 이유는 없다. 광주FC가 승격하면 그만둘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다. 정원주 대표이사에게 미안하다"며 "더 이상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없다. 축구인으로서 만족하고 물러난다"고 말했다.
기 단장이 이끄는 광주FC는 올 시즌 더할나위 없는 성과를 거뒀다.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 시상식서 득점왕, 감독상, 베스트11 등 5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역할은 팀 성적 향상뿐만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내년에 완공되는 축구 전용구장을 짓도록 도왔다.
기 단장은 "그만 둘 생각을 하니까 밤에 편히 잘 수 있게 되더라. 단장 자리는 새로운 사람이 와서 또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나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광주FC를 비롯해 광주 유소년축구의 위상도 한 단계 상승된 효과를 거뒀다. 최근 광주FC의 유스팀 금호고가 왕중왕전 우승을 거두며 겹경사를 치르기도 했다. 이는 기 단장의 선행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받아야할 보수가 모두 유소년들에게 쓰여졌던 것이다.
기 단장은 "유소년이 중요하다. 광주 축구가 발전하려면 프로구단과 함께 유소년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실제로 유소년들이 성장해서 광주를 빛낸 선수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광주FC의 미래를 걱정해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광주FC는 축구 전용구장 관리 문제와 1부리그 잔류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특히 선수들의 낮은 연봉이 문제다. 실제로 올해 감독상을 받은 박진섭 광주FC 감독은 프로 감독들 중에서도 낮은 연봉을 받는 축에 속한다.
기 단장은 "선수들 걱정이 남아 있다. 당장 1부리그에 올라간 선수들에게 그 만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열정만을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충분히 동기부여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 단장의 향후 계획은 없다. 당장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의 아들인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FC)에게 찾아가는 등 쉴 생각이다.
그는 "단장을 내려놓고 못했던 여행도 다니며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며 "기성용이 살고 있는 영국도 방문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기 단장은 구단을 응원해준 팬들과 축구인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기 단장은 "개인적으로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우리 광주FC가 쭉 1부리그에 잔류해서, 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그러려면 시장을 비롯해 대표이사 등이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프론트도 열려있는 사고로 팀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광주FC는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광주 구단이 역사는 짧지만 시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희망을 안겨주길 바란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 구단은 당분간 기 단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할 방침이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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