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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동맥경화' 아파트 거래 '급감'

입력 2019.12.04. 06:00 댓글 4개
11월 서울 거래량 2천 건 뿐…76% 급감
강남4구·성동구 등 거래량 감소폭 더 커
수요억제책이 되레 집값상승 유발 '비판'
"집값 상승 기대"…매도자 우위 시장 형성
양도세 부담 퇴로 막혀…출구전략 주장도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해 순환이 안 돼는 이른바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수요억제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 가운데 양도세 부담으로 집주인들의 퇴로가 막히면서 매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055건으로 전달(8615건)에 비해 4분의 1 수준(76.1%)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매매 거래 건수를 보면 지난 8월 6604건, 9월 7007건, 10월 8615건으로 조금씩 증가하다가 지난달에 급격히 감소한 모습이다.

지난달 서울 모든 구(區)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특히 정부의 정책적 타깃 지역인 강남4구와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10월에 비해 11월에 가장 많이 감소한 자치구는 송파구(-87.2%, 572→73건)로 나타났다. 이어 광진구(-83.8%, 235→38건), 성동구(-81.7%, 388→71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강남 4구에 속하는 강남구(-80.9%), 서초구(-73.5%), 강동구(-78.3%) 등도 큰 폭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양극화에 따른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강남4구와 마용성 등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가팔라지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으로 집주인들이 호가를 끌어올리면서 실수요자들의 매수 희망가격과 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이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택 보유자들은 양도세 부담 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 반면 신규수요자들은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거래가 손쉽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현재 시장은 매물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며 "매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고 양도세가 중과되면서까지 집을 팔겠다는 경우가 많지 않다. 반면 신규 수요자들은 준비해야 하는 목돈 부담이 커서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보유세 부담이 커져 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주는 등 퇴로를 열어주는 전략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국대 고준석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부동산 시장은 거래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주택자들은 팔고 싶어도 양도세 부담 때문에 못 팔고 있어 출구가 막혀 있는 상황이다. 한시적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출구전략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 공급 부족인 만큼 공급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지금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이 매물 잠김 현상에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수요억제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 데 반해 양도세 부담이 커져 퇴로가 막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은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에 따라 내년 초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 부분을 해결해야 집값 상승을 막을 수도 있고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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