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필리버스터

입력 2019.12.03. 18:40 수정 2019.12.03. 20:33 댓글 0개
박지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정치부장

국회에서 '필리버스터(filibuster)'가 화제다.

필리버스터는 의회에서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다른 필요에 따라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시간 연설, 의사진행·신상 발언 남발, 각종 동의·수정안의 연속적 제의 등 방법이 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각기 다른 형태로 시행하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16세기 '해적 사략선(私掠船)' 또는 '약탈자'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말은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미국 중앙정부를 전복하고자 하던 남부의 모험가들을 이르는 말로 사용됐다. 그러던 중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네브래스카 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사용한 의사진행 방해 방식이 이와 바슷하다고 해서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필리버스터의 시초는 1964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열었다. 당시 야당 초선 의원이던 DJ는 동료 의원의 구속동의안이 상정되자 5시간 19분 동안 발언해 처리를 무산시켰다.

필리버스터는 1973년 국회의원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는 국회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폐기됐다가 2012년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면서 부활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통과 저지를 위해 2016년 2월23일 오후 7시7분부터 3월2일 오후 7시32분까지 192시간 넘게 진행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11월29일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법 처리를 막기 위해 그날 본회의에 처리될 예정이었던 199개 안건 전부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에 민주당 등이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필리버스터가 바로 진행되지는 않고 있지만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사립유치원에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는 '유치원 3법' 등 민생법안 처리는 무산됐다. 이에 제1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민생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는 국민도 안중에 없는 정당이 언제까지 생존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그 일은 유권자 만이 할 수 있다. 내년 4월이 빨리 왔으면 한다.

박지경 정치부장 jkpark@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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