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군수가 내뱉은 '시XX'이 '초심 잃지 말자'는 말?

입력 2019.12.02. 18:40 수정 2019.12.02. 18:40 댓글 0개
광주인권위 2019 사례발표
지자체장 욕설·학생 휴대전화 압수
교도소 수감자, 며칠간 수갑 채워져
종교시설은 이용인들 강제노동 시켜

'시발껏'은 '초심을 잃지 않고 발로 힘껏 뛰겠다'는 뜻이다?

군수의 욕설, 교도관의 긴 시간 '뒷수갑' 포박, 복지시설 강제노동, 내부제보자 색출 등 사회 곳곳에서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례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721건의 진정사건 중 교도소 등 구금시설이 172건(26%)으로 가장 많았으며, 163건(23%)의 장애인 차별이 그 뒤를 이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도 117건(18%)이었으며 사회복지시설도 111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인권침해로 판단된 대표적 사례는 지자체장의 표현의 자유 침해와 욕설, 학생 휴대전화 압수, CCTV를 통한 기숙사 감시, 종교시설 강제 노동과 헌금 강요 등 다양했다.

전남의 한 군수는 지난 2017년 양성평등교육 등에서 대화 도중 '시발껏', '내 X같이' 등의 욕설과 성희롱 등을 일삼다 인권위에 제재를 받았다.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은 "이날 교육은 법정의무교육인 탓에 군수의 욕설을 듣고도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군수인 탓에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었다"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이에 해당 군수는 '시발껏'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여러 장소에서 사용했으며, 다른 욕설은 구수한 남도 사투리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인권위는 이 군수에게 인권교육 수강과 소감문 제출을 권고했다.

전남 한 교도소의 수감자는 지난해 5월31일부터 6월4일까지, 7월17일부터 7월23일까지 부당하게 긴 시간동안 뒷수갑을 찼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교도소장은 해당 수감자가 수용동 근무자를 폭행할 것 처럼 위협하고 흥분상태가 지속되는 등 자·타해 우려가 상당해 보호방법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인권위는 '보호장비의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사용'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또 전남 한 지자체의 체육회 생활체육지도자는 지자체 보조금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전남도와 도체육회에 민원을 제기했다가 신분이 밝혀져 '부조리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감봉 후 해고됐다. 재계약도 불가하다는 불이익을 받자 인권위에 제소했다. 인권위는 전남도지사와 도체육회장, 해당 지자체 체육회장 등에게 개인정보 유출 재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이 밖에 전남의 한 종교시설은 헌금 강요와 이용인들에게 강제노동을 시켜 인권교육과 함께 시설 폐쇄 명령을 받기도 했다. 종교시설이 소유하고 있는 산양과 개, 닭 사육에 이용인들을 강제로 동원해 인권침해 진정이 제기됐다.

조사결과 종교시설은 이용인들의 통장에서 십일조 명목으로 10만원에서 20만원을 강제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폐쇄됐으며 재활 의지가 있는 이용인들은 다른 시설로 보내 보호 조치를 받게했다.

학생들의 휴대전화 압수, 고등학교 기숙사에 CCTV를 설치해 학생들을 감시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 동안 광주인권사무소 진정사건 처리한 현황을 보면 2014년 659건, 2015년 655건, 2016년 779건, 2017년 836건, 지난해 596건이었다.

광주인권사무소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장애인시설, 유관단체, 정신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수되는 사건의 경우 위원회의 판단을 요청하는 사건이 늘어나면서 장기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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