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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이 희망" 교육감이 박노해 시 읊은 까닭은?

입력 2019.12.02. 15:47 댓글 0개
장석웅 전남도 교육감, 올해 마지막 월례조회서
박노해 시 인용하며 "교육 위기 극복하자" 주문
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다시 사람만이 희망입니다."

2일 오전 전남도교육청 대회의실. 올해 마지막 월례조회 도중 1980년대를 대표하는 함평 출신 노동자 시인 박노해의 시가 등장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얼굴없는 시인'으로도 잘 알려진 그의 시를 직접 인용하며, 위기에 처한 전남교육의 희망을 '사람'에게서 찾자고 주문했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고,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샛길'이라는 싯구에 빚대 "당면한 전남교육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교직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최근 청사 외벽 글판에도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다.

교육감이 제시한 위기는 크게 3∼4가지. 인구 절벽에 따른 학생수 급감과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인프라 부족, 소득 격차와 불평등, 대학 입시 정시 확대 등이다.

교육부 통계상 올해 전남지역 유·초·중·고 학생수는 21만3937명으로 지난해 22만1111명보다 7174명(3.2%) 감소했다. 유치원을 제외하면 19만 여명으로 20만 명이 무너졌다.

31개 학교(분교 포함)에서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생략됐고, 신입생이 단 1명인 '나 홀로 입학'도 초등 4곳, 분교 10곳, 중학교 1곳, 분교 1곳 등 모두 16곳에 달했다. 인구절벽이 현실화된 셈이다.

소득양극화로 2017년 전남지역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도 1인당 월평균 15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고,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사교육 참여율도 56.2%로, 전국 최저치다.

대입 정시확대도 발등의 불이다. 교육부가 서울 16개 대학에 수능위주 전형을 40% 이상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남교육은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전남도 교육참여위원회와 전남 22개 시·군 교육참여위원회는 최근 공동입장문을 내고 "공교육 붕괴, 사교육 강화, 특권교육 확대로 이어질 정시 확대 정책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도 지난달 1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수시합격이 90% 가까이 되는 전남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정시 확대가 교육의 본질적인 측면보다는 정치적 논리가 작용한 것 같아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시 확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상황을 긴박하게 인식한 뒤 "정시 확대에 대비한 전면적인 진로진학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정시 비중 50%에 대비하고 학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비교과 영역 폐지나 축소, 지역균형 선발 확대, 고른기회 전형, 기회균형 선발 비율 대폭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장 교육감은 이날 월례조회 인사말을 통해 "전남교육의 희망도 사람에게서 시작되고, 사람에게 희망을 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교직원들의 열정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통해 희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며 "내년에는 교직원들의 열정과 전문성을 높이는 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임중도원'(任重道遠·맡은 일은 무겁고, 길은 멀다)이라는 사자성어에 빗대 지난 한해를 회고했다. 그는 "올 한 해 전남교육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다"며 "좀 더 긴 호흡이 필요하고, 함께 가면 짐도 나눠질 수 있고 먼 길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지난 1년,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 민주적 조직문화 정착, 학생 중심 교실 개혁을 위한 업무경감 등에서 성과도 냈고,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변화와 혁신의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자평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교육과 민주시민 교육을 강화한 점과 학교지원센터 구축, 학교자율성 강화, 보편적 복지 확충, 소통·협력의 협치 실현 등도 성과로 제시하며 교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는 끝으로 "남은 한 달 여유를 갖고 성찰과 전망을 통해 못다한 아쉬움을 설렘으로 바꾸는 12월을 보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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