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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년간 '숨겼던 증거' 세상 밖으로···진실규명에 한걸음 더
입력 2019.11.26. 17:39 수정 2019.11.26. 19:50 댓글 0개계엄군 잔혹한 진압 모습 그대로
5·18진상규명 자문위 연구 시작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두고 '판도라 상자'가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무려 39년만이다.
39년간 군이 공개하기 꺼려했던 80년 당시 사진첩 13권, 1천769점이 공개된 것이다.
이 사진은 80년 민주화운동 당시 보안사령부가 채증을 위해 촬영한 것이다.
이 사진속에는 80년 당시 계엄군을 상대로 민주주의를 외쳤던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또한 곤봉을 들고 광주 시내를 활보하며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계엄군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불타는 세무서' 사진도 있는데, 이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진이다.
사진을 공개한 박지원 의원은 26일 "이 사진을 계기로 5·18 진상규명에 한걸음 다가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앞으로도 군, 검찰, 국정원 등 미공개 자료를 적극 발굴해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5월단체들도 보안사가 5·18당시 자체적으로 사진들을 찍어 남겼다는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이날 공개된 사진을 계기로 5·18 진상규명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했다.
안성례 오월어머니집 초대관장은 "처절했던 시기의 그 기록이 어딘가에는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보안사에서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오월과 관련한 망언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보안사가 남긴 이 사진들을 똑똑히 보고 그날의 진실을 되새기고 사진들의 일반 공개를 통해 억울하게 스러져간 오월 영령들의 한이 만천하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사진첩은 어떤 식으로든 진상규명에 도움 될 것이다"며 "전두환의 심복 기구이자 권력 장악 참모 기구였던 보안사가 어떻게 첩보를 수집하고 기록물을 만들었는지를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들로 미뤄봐 언론사에서 압수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진도 많다. 특히 보도사진과 다르게 시위대를 노려 찍은 사진들은 계엄군이 편의대(便衣隊)를 운영했다는 증거로도 비춰진다"며 "시간대별 활동 기록이 담겨있는 만큼 이 사진첩이 언제 만들어지고 또 언제 보고됐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 전문 연구진들이 39년만에 공개된 5·18민주화운동 관련 보안사 사진들에 담긴 비밀을 밝힌다.
5·18기념재단은 이날 재단 산하 5·18진상규명 자문위원회가 '보안사령부 생산 사진첩 13권(1천769장·중복 포함)'을 연구한다고 밝혔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령부)가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사진 1천769장의 의미와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진압 활동 및 공작 경위 등 왜곡행적이 드러날 단초가 될 지 주목된다.
촬영자와 관리 경위, 사진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 압수 가능성 등도 분석할 예정이다.
사진 자료에는 1980년 5월 광주항쟁 당시 군이 정보활동을 목적으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거나 채증·수집한 사진이 담겼다.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 모습 ▲계엄군에 의해 숨진 희생자들 ▲군이 헬기를 통해 선동하는 모습 ▲날짜·시간대별 군 정훈 활동 ▲정권 찬탈을 목적으로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개요를 작성한 수기 등이 포함됐다.
5·18 연구진은 보안사의 사진이 '헌정을 유린한 권력에 저항한 광주를 폭동의 도시로, 광주시민을 폭도로 기록한 군의 그릇된 시각을 재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서충섭·이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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