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생명산업, 농업 없으면 국가 산업 발전 없다"

입력 2019.11.25. 17:45 수정 2019.11.25. 17:50 댓글 0개
김병원 호남 출신 첫 농협중앙회장
'농가소득 5천만원' 등 개념 현실화
쌀값회복 자재 사료값인하 등 성과
개도국 지위포기 대책 요구 등 건의
청년 농업인 위한 지원 정책 마련도
호남 출신으로 첫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된 김병원(66)회장은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후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농협의 존재가치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농협 중앙회 제공

"농촌이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회장 취임 당시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의 64%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취임 후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농협의 존재가치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처음에는 비판도 많았지만, 둠벙을 파놓으니 여기저기서 아이디어가 몰렸어요. 100대 추진 과제가 여기서 나옵니다."

호남 출신으로 첫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된 김병원(66)회장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을 비롯해 청년농업인 육성, 농산물 가격 불안정에 대한 대책, 4차산업혁명 대응방안, 농협 개혁 등 남다른 소신과 열정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회장 취임 당시 그는 "농업인이 주인 대접을 받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농협,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농협을 만들겠다. 농촌 현장과 회원농협, 전국의 사업장에서 임기 4년을 8년처럼 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병원 회장이 지난 8월 채소수급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무 농가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를 대표하며 그야말로 불철주야 농업·농촌 현장을 찾아다닌 그는 이제 임기 만료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해결할 과제 등을 중심으로 인터뷰 내용을 게재한다.


-전국 농협에 '김병원 이론'이 화제인데.

한국 농업은 무역 갈등, 국내와 불확실성 확대 등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범농협의 역량을 모으는 이론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것이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다. 크게 혈류이론과 기울기이론, 둠벙이론과 지렛대이론 등이다.

혈류이론은 피가 잘 흘러야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듯이 중앙회·지주·계열사와 지역 농·축협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범농협의 소통과 상생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기울기이론은 농협의 발전보다 농가소득 증가속도가 느린 만큼, 농협과 농업인의 성장 각도 차이를 줄여야 잘사는 농촌을 일굴 수 있다는 이론이다.

둠벙이론은 웅덩이를 파놓으면 미꾸라지·붕어 등 온갖 물고기가 모이듯, 멀리 내다보고 웅덩이를 가득 채울 만큼 과감한 투자와 함께 도전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렛대이론은 농가소득(무거운 물건)을 올리기 위해 적절한 도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을 위한 다각적인 전략과 아이디어를 발굴하자는 뜻이다.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 성과는

농가소득 안정은 농업인들이 농촌을 지키며 걱정없이 농사에 전념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취임 이후 이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처음에는 이전에 언급하지 않은 '농가소득'이란 구체적 목표와 수치를 제시한 것에 대해 내외부에서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목표를 수립하고 둠벙을 파놓으니 여기저기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아이디어가 모였다. 지난 해까지 농협 자체 추산으로 3조 4천억원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가당 333만원에 달하는 꼴이다. 여기에 지난 3년간 쌀값 회복, 자재·사료 가격인하, 농산물 제값받기 등도 함께 공력을 기울였다.

앞으로는 경영비 절감과 농산물 판매 확대에 공을 더 들이겠다. 농작업 기계화를 비롯해 로컬푸드직매장 확대, 태양광 활성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청년 농업인 감소 대책 있나.

미래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갈 청년이 없다는 사실은 농업에 큰 위협 요인이다. 농촌의 고령화 속에 전체 농업인 대비 청년농업인의 연평균 감소율이 매우 높고, 청년농업인 비중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래서 창농교육의 산실로 지난 2018년 9월, 영농정책을 돕는 청년농부사관학교를 개원했고, 2021년 7월까지 연간 5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교육관을 안성에 건립할 예정이다. 또 유휴시설을 개조해 창농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제공할 청촌공간 개설, 미래농업지원센터 지원,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파란농부 육성,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거나 준비 중이다.

-4차산업혁명 대응방안 있다면.

농협은 스마트팜, 드론 등 신기술이 영농현장에 접목되도록 지원하는 등 지난 2017년 4월부터 범농협4차산업혁명 추진위를 구성해 86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농사기술을 알려주는 NH 농사봇, 인공지능 업무도우미 아르미 AI, 금융혁신특별법에 따른 37건의 금융혁신서비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농협의 디지털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NH디지털 혁신캠퍼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사업 모델의 연구개발과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을 돕고 있다.

-개도국 지위 포기로 우려 많은데.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농업인에게는 아쉽고 허탈감이 크다. WTO 차기협상 타결시 관세와 보조금 감축으로 농업인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농협은 농업생산자 단체로서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대책 촉구' 대정부·국회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앞으로도 국가예산 대비 농업예산 4% 이상 확충, 공익형직불제 예산 3조원 이상 확보 등 전국 조합장 40명으로 구성된 농정통상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이란 비전을 가지고 조직의 혁신에 매진해왔다. 질못된 관행의 일소와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이 경영의 방향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갤럽 여론조사에서 농업인 71%, 국민 50%가 '농협이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협의 존재목적은 결국 농민이다. 농업은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 농업의 뒷받침이 없이는 어떤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 방식의 변화는 있어도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 농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농업·농촌과 농업인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는데 적극 앞장설 각오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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