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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꽃피운 정달성씨 "주민자치, 공존·상생 원동력"

입력 2019.11.25. 13:46 댓글 0개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10년째 마을공동체 활동 주목
주민들과 논의해 각종 현안 해결, 소외계층 보살핌도
"뛰어난 개인보다 공동체가 지혜, 마을공화국 꿈꾼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생활정치발전소장 정달성(39)씨가 지난 22일 광주 북구 용봉동 생활정치발전소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5.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곳곳에서 주민은 동네와 마을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주민의 자치력이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마을 공동체의 중요성이 확산할 겁니다."

생활정치발전소장 정달성(39)씨는 25일 "마을 민주주의는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치의 진정한 완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을 활동가인 정씨는 10년째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고 있다.

그가 마을 공동체 활동에 뛰어든 계기는 단순했다. '공동체 속에서 각자가 주체로 나서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평소 신념 때문이다.

그는 2009년 주관한 용봉동 정월대보름 한마당으로 '자치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주민들이 세대를 떠나 어우러져 즐기고 서로의 재능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마을에서부터 사회 참여를 이끌자"는 확신을 가졌다.

시작은 문화와 재능 기부를 토대로 한 공동체 형성이었다.

주민들이 강사와 수강생이 돼 각종 악기 연주와 수공예, 서화 그리기, 텃밭 가꾸기, 마술, 독서, 연극, 의류 디자인 등을 함께했다.

노동·법률·의학·세무·교육·건설 등 다양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재능 기부도 잇따랐다. 청년들도 모임을 꾸려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토크 콘서트를 해왔다.

정씨는 무한 경쟁 시대에 주민 각자가 주체가 되고 기쁨을 주고받는 공유가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2014년 용봉동 주민센터 맞은 편에 주민 자생 단체인 생활정치발전소를 설립, 이웃들을 만나 머리를 맞댔다.

마을 환경을 어떻게 개선할지, 이웃 간 크고 작은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지,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 마을 특성에 맞는 사업은 무엇인지 등을 여러 차례 논의했다.

주민 총회와 마을 의제 설문조사를 통해 현안 해결에 나섰다. 주민들은 ▲쓰레기 불법 투기와 주·정차 문제 해결 ▲문화 산책로·안전 보행로 조성 ▲커뮤니티 공간 마련 ▲모임 활성화 등을 주요 의제로 꼽았다.

공동체는 뛰어난 개인보다 지혜로웠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이 이뤄졌다.

동 기관·단체 18곳으로 꾸려진 마을 공동체는 쓰레기 상습 투기 지역 4곳에 '골목 쓰레기 수거함(공동 배출 구역)'을 만들었다. 환경 캠페인과 공공 미화원도 확대했다.

초등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보행 환경을 개선(등하굣길 안전 지도, 교통 시설물 설치 등)하고, 공영 주차장도 늘렸다. 습지 공원도 조성 중이다.

생활정치발전소 사무실은 소통·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주민들이 이곳에서 삶을 공유하고 각종 프로그램으로 마을의 현안·문제를 해결한다.

지역 아동센터를 활용한 공동 육아, 힐링콘서트, 지구촌 작은마을 나눔 한마당(각국 전통음식·의상 나눔), 사랑의 김장 김치 담그기, 소외 계층과 다문화 가정에 선물을 전하는 '우리 동네 몰래 산타' 등의 나눔 문화 확산과 이웃을 돌보는 활동도 펼쳐지고 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생활정치발전소장 정달성(39)씨가 지난 22일 광주 북구 용봉동 생활정치발전소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25. sdhdream@newsis.com

정씨는 이같은 공동체 활동과 더불어 일상에서도 민주주의를 실천해왔다.

3년 전 북구 평화의 소녀상 모금 활동을 주도했다. 주민들과 함께 2017년 8월14일 북구청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2013년부터 5년간(총 1425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폐지, 한일 위안부 합의 비공개 등을 규탄하고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씨가 꿈꾸는 세상은 '마을 공화국'이다. 광주의 각 동을 시민 자치의 모범으로 세워 변화를 이끌고 직접 민주주의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그 날을 맘속에 품고 있다.

정씨는 "공동체엔 교육·경제·문화·복지·인권 등이 모두 담겨 있다. 국민이 국가이듯 주민이 진리다. 마을에서부터 주권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관계가 좋은 이웃을 만들고 마을 곳곳을 잘 꾸리면, 사회가 올바르게 가는 안전망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 민주주의도 필요하지만, 주민이 주인과 주체가 돼 마을의 일을 해결하는 게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자치의 소중함을 공유하고 마을 공동체가 뿌리를 내리는 데 더욱 힘쓰겠다. 이를 위해선 마을 자치 활동가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봉마을공동체는 올해 광주시 주관 '좋은이웃 밝은동네'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국 주민자치박람회에서도 우수 사례로 선정되는 등 협치를 바탕으로 한 마을 민주주의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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