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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지소미아 '운명의 날'··· 오늘 자정 결국 종료될 가능성

입력 2019.11.22. 04:00 댓글 0개
韓 "日 태도 변화 없이 지소미아 종료 재고 없다"
日 "한국에 현명한 대응 요구" 기존 입장 되풀이
"마지막까지 대화 노력" 불구, 종료 수순에 무게
美 지소미아 연장 압박 속 한미동맹 후폭풍 우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내용이 22일 오후 일본 NHK를 통해 속보로 방송되고 있다. 2019.08.22. (사진=NHK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22일 운명의 날을 맞았다.

정부는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조치가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고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마지막까지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에 공을 떠넘기며 입장 변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막판 반전 카드가 없는 한 지소미아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상실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2016년 11월23일 군사정보 직접 공유를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다른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또는 약정에서 유효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거나 5년으로 정한 반면 일본과 유효기간은 1년으로 정했다.

정부는 올해 8월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통해 한일 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 종료를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데 이어 8월2일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우방국가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일본이 수출 통제를 하면서 그 이유로 한국을 안보상으로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며 "한국을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군사정보는 공유하자고 한다면 모순되는 태도이지 않겠느냐. 거기에 대해서 우리로서는 당연히 취해야 할 도리를 취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의 지소미아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1.21. photothink@newsis.com

지소미아 종료 선언 후 문 대통령은 지난달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친서를 보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에서 아베 총리와 11분간 환담을 나눴지만 일본은 지난 3개월간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발단이 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놓고도 한일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된 만큼 일본 기업은 배상할 수 없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수출 규제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인 조치가 없다면 지소미아가 예정대로 종료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재고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 입장이고, 현재까지도 그렇다"며 "끝까지 노력은 하겠지만 지금까진 우리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소집해 지소미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국가안보실은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NSC 상임위원들은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검토하고 주요 관계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본과 협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사실상 지소미아 종료 이후 대책을 논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연계에 선을 그은 채 태도 변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NHK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방위상은 전날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참석해 "어쨌든 북한의 정보에 대해서는 미일, 한미일이 제대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한국에게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에 책임을 떠넘겼다.

결국 지소미아는 체결한 지 3년 만에 종료 수순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바람에도 극적으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약정(TISA)으로 안보 공백을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이나 한·미·일 안보 태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만약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일본과 안보상 협력은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소미아가 예정대로 종료될 경우 미국의 반발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국무부에 이어 의회까지 나서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제임스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로 인해 지소미아 종료 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영향을 미치는 등 후폭풍이 불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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