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광주시 변호사회와 아이치현 변호사회의 우정어린 교류

입력 2019.11.19. 13:44 수정 2019.11.19. 13:50 댓글 0개
박생환 법조칼럼 변호사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제한조치로 시작된 한일관계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양국 정상은 서로 상대의 탓이라며 비난하기 바쁘고, 언론은 이를 조장하는 분위기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오래다.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우리가 그동안 사용했던 자동차, 의류, 맥주, 카메라 등 많은 상품들이 일본회사 제품임을 알게 되었고, 특정 상표 의류제품 판매점의 방문고객수는 급감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기회에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경론과 일본의 소재산업에 의존도가 큰 우리 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반대론이 맞선 가운데 아직 어느 쪽도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악화된 양국 관계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우리 산업에 대한 피해도 적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극우 세력과 일반 일본인과는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인 다수는 한국과의 친선 교류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달 광주지방 변호사회와 일본 아이치현 변호사회의 국제교류행사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 일본의 사법시스템을 서로 연구하고 토론하는 공동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매년 한국과 일본을 방문 교류하고 있다.

올해는 아이치현 변호사회가 광주를 방문해 양국의 분쟁조정제도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을 마련했다. 한국의 검찰주도형 형사조정제도와 일본의 민간주도형 분쟁조정제도와 같이 각자의 고유한 사법제도에 대해 소개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

토론이 진행 될수록 양국의 변호사들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일본측 변호사들은 전 세계에 유례 없는 한국의 전자소송제도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 변호사들도 한국보다 더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 변호사들의 활동모습을 보며 앞으로 법조시장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의 변호사들은 현재 양국이 과거의 역사문제로 갈등이 깊어진 시기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행사를 진행한 광주지방변호사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역시 어려운 가운데서도 평소 때처럼 한국을 방문해준 일본측 변호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번 광주시와 아이치현의 변호사 교류는 민간교류가 계속되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 사례 중 하나였다. 양국의 법조인들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민간차원에서 교류하는 것은 상대를 더 깊이 이해하고 만남의 기회를 갖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오래 전부터 일본의 아이치현변호사회와 우정 어린 교류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경색된 한일관계에도 불구하고 일본 변호사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광주를 찾아 주었고, 우리는 그들을 진심으로 환영해 주었다.

비록 한일간 첨예한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도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고민도 털어놓고 격려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번 한번의 교류로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양국 법조인이 법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갖고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데 의미를 찾을수 있었다.

정치적으로 아베 정권의 무리수가 오늘날 한일관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와 아이치현의 법조인 교류에서 보듯 다양한 민간 교류는 서로를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촉진될 필요가 있다.

특히 양국의 미래 발전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만나서 교류의 장을 넓히는 것까지 민족 감정을 내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이치현의 변호사들을 통해서 아직도 일본 젊은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한국과 가까워지려고 열심히 노력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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