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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혁신방안, 교육부 vs 사립대 '전면전' 불 당기나
입력 2019.11.18. 15:43 댓글 0개학종실태조사·정시확대 방침에 "자율성 침해" 주장
사학혁신방안 발표시기·방식 미정…압박카드 주목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교육부의 대학입시·재정 정책에 사립대학교가 정시 확대 반대와 12년 만의 등록금 인상 등을 내세우며 반발하면서 양측 간 긴장감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로서는 서울 주요대학 중심의 정시 확대 방안을 이달 말 발표하려면 사립대들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13개 대학에 대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 추가 조사와 연내 공개할 사학혁신방안을 압박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단과 오찬을 가졌다. 유 부총리는 대학입시와 고등교육 재정 확충, 기본역량진단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뒤 정책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교협 회장은 국립대인 강원대 김헌영 총장이 맡고 있지만 부회장 3명 중 2명은 사립대 총장이다. 사총협 회장인 한국외대 김인철 회장과 부회장인 황준성 숭실대 총장이 포함돼 있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입 등 주요 대학정책에 대한 현장 반발에 예상되자 유 부총리가 직접 설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사총협 황인성 사무처장은 "사립대들은 11년간 등록금 동결·인하, 올해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시행, 입학금과 입학전형료 폐지까지 협조했는데도 여전히 정부의 재정지원 부족으로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지난 15일 총회에서 진행된 2020년 등록금 인상 결의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도 인상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 등록금과 대입정책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다. 대학등록금의 경우 학부모 경제부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만큼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반값 등록금'을 주요 공약사항으로 내세웠을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도 동결·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입정책은 내년 총선은 물론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조국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은 정시 확대를 사실상 지시했고, 자유한국당이 최근 당론으로 정시모집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교육부는 당초 지난 8월 발표할 예정이었던 사학혁신방안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7월 교육부 사학혁신위원회는 ▲사학 임원 책무성 강화 ▲사학 교원 교권 강화 ▲사립대학 공공성 강화 ▲비리제보 활성화 및 제보자 보호 등 10대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내에는 발표할 예정이지만 아직 협의를 진행 중이며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발표시기와 방식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사학혁신방안 최종안을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최근 일부 교수단체 등에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초안 내용은 사학이 반발할 만큼 파급력이 큰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김해영, 박용진 의원은 사학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사립학교법 일부 개정안을 여러 개 발의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경민 의원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교원 징계 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학에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 김해영 의원은 기금운용심의회의의 위원수를 늘리고 학생과 교직원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박용진 의원의 법안은 사학법인에 대한 외부회계 감사 감리결과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교육부 역시 사학혁신 최종안이 확정되면 추가 입법을 예정하고 있어, 사실상 14년 전인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장외투쟁까지 벌였던 사립학교법 재개정 수준의 정치적 파급력을 가질 수도 있다.
대학입시도 뇌관이다. 교육부는 지난 5일 13개 대학의 학종실태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으며 고교등급제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달 말에는 서울 주요 대학 중심으로 정시 확대 등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중 서울대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를 제외하면 모두 사립대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사교련) 김용석 이사장은 "대학의 재정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지금처럼 사학 운영에 대한 대내외 견제장치가 허술해 부정비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발언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정부가 시행령으로 바로 사학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은 바로 추진하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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