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대학가로 번진 '홍콩민주화' 갈등

입력 2019.11.17. 18:24 수정 2019.11.17. 18:24 댓글 0개
전남대 교내 지지 대자보 등 걸려
‘검은우산’ 퍼포먼스로 연대 표명
“5·18과 유사 좌시 말자” 동참 촉구
“中 학생들 불편하다” 훼손 잇따라
한·중 양국 학생들간 마찰 우려도
16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인문대 교정에 걸린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 현수막이 찢겨져있다.

홍콩 민주화운동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대학가에서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대자보가 걸리는가 하면 홍콩과의 연대를 표명한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17일 전남대 학생 등에 따르면 최근 전남대 인문대 일원에서 홍콩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벽보·현수막 게첩과 훼손이 잇따랐다.

지난 14일 인문대 쪽문에 위치한 학교 담벼락에 홍콩 시위 관련 지지 대자보가 걸렸고, 이 대자보는 누군가에 의해 곧바로 뜯겨졌다.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면서 설치됐던 '레논 월'(Lennon Wall)의 모습.

이에 대자보 작성자가 이튿날 같은 자리에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레논 월'(Lennon Wall)을 설치하면서 한·중 양국 대학생들간 마찰이 벌어졌다. 설치 현장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집단을 이뤄 항의하자 대학본부 직원, SNS로 소식을 접한 홍콩 시위 지지자들까지 가세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상황을 목격한 한 대학생은 "대학본부는 '중국 학생들이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레논 월의 설치를 말렸다. 중국 학생들은 홍콩 시위 지지 학생들을 향해 '밤길 조심하라'며 협박성 말들을 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결국 레논 월은 설치 당일 밤부터 16일 아침 사이에 뜯겨 사라졌고 인문대 교정에 홍콩 시위 지지자들이 내건 현수막도 날카로운 도구로 훼손되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대자보가 붙여졌던 자리에 눈길을 주기만 해도 근처를 지나는 중국 유학생들의 시선이 쏠리는 기분이다"며 "대자보 사건 이후 중국 유학생들과 마주치는 상황이 난감해졌다. 불필요한 마찰로 번지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펼칠 수 있길 바랐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전남대 사학과 윤동현(25)씨가 17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광장에서 홍콩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검은우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傘送中自由給港'(산송중자유급홍·중국에 우산을, 홍콩에 자유를)이라는 한자가 우산에 붙여져있다.

홍콩 민주화운동과 함께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행동에 나선 대학생도 있다.

전남대 사학과 윤동현(25)씨는 17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광장에서 관련 퍼포먼스를 벌였다. 윤씨는 "과거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공권력이 저지른 폭력과 이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저항 정신이 현재 홍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광주는 침묵을 깨고 홍콩과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 씨는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를 상징하는 검은 우산 12개를 광장에 설치하고 앞 열 6개의 우산에 홍콩과 중국을 향한 메시지인 '傘送中自由給港'(산송중자유급홍·중국에 우산을, 홍콩에 자유를)을 테이프로 표현했다. 이와함께 2시간 동안 검정 우산을 든 채 서있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윤 씨는 "중국은 홍콩 시위대의 진압 과정에서 비인도적인 행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군대 투입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이 수개월 간 이어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는 침묵하고 있다"며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홍콩의 현재 상황은 80년 5월의 광주와 흡사하다. 광주 시민들도 더이상 홍콩을 좌시하지 말고 홍콩의 민주화운동에 뜻을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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