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임종석·표창원 불출마' 속에도 호남정치인은 '무풍지대'

입력 2019.11.17. 17:56 수정 2019.11.17. 17:56 댓글 0개
‘호남물갈이’ 옛말…현 호남 정치지형 원인
유권자가 나선 선거로만 인적쇄신 가능


내년 총선을 5개월 가량 앞둔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 '총선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광주·전남 정치권에선 소식이 없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을 강타하고 있는 인적쇄신 폭풍이 유독 광주·전남 만 비껴가는 형국이다.

17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이해찬 대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불출마를 밝혔다. 또 초선인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고 김성수·서형수·이용득·최운열 의원 등도 불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정철 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과 만찬에서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아 당내 불만과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청와대 참모 출신부터 희생해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잇단 불출마 선언과 맞물려 여당 내 강력한 인적쇄신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도 불출마 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부산 출신인 3선 김세연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15일에는 김성찬 의원이 불출마를 밝혔으며, 비슷한 시기에 재선 의원 19명은 공천혁신을 이루자며 공천 관련 전권을 당 지도부에 위임했다. 또 초선 의원 25명도 3선 이상 의원과 대선후보군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면서 자신들의 거취는 지도부에 백지위임했다. 앞서 6선 김무성 의원과 초선 유민봉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밝혔다.

이같은 인적쇄신 바람에도 광주·전남 정치권에서는 아직까지 총선 불출마 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적을 옮기고,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하는 등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정치권은 이같은 상황의 원인을 현재 호남의 정치구도에서 찾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호남 현역 의원의 공천탈락률은 45%였다. 19대 때는 50%였다. 이는 전국 평균 25%의 두배다. 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총선 때마다 호남 현역 의원의 희생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여당인 민주당의 현역의원은 3명 밖에 없다. 더구나 3명 중 2명은 초선이다. 물갈이를 하고 싶어도 그 대상이 없는 상태다.

야당인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가칭)의 중진 의원들은 세대교체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야당 간판으로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위기 때문에 현역 의원 이외에 다른 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영입인물은 물론 현역 의원의 경쟁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설사 다른 주자가 있더라도 인지도가 월등히 높은 현역 의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 게 대부분이다. 호남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치권 스스로의 인적쇄신은 기대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가 선거 때 새로운 인물을 선택하는 선거혁명 만이 지역의 인적쇄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1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 공천 탈락은 극히 저조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선거로 자연스럽게 인적쇄신을 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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