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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YWCA 위장결혼 사건' 재심서 39년만에 무죄

입력 2019.11.15. 15:35 댓글 0개
80년 계엄법 위반으로 징역 1년6월
법원, 15일 재심에서 백기완에 무죄
"신군부 계엄포고는 위헌이고 무효"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지난 2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민주사회장 영결식'에 참석해 추모발언을 하고 있다. 2019.02.09.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옥성구 기자 = 1980년 신군부 시절 'YWCA 위장결혼 사건'으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던 백기완(86) 통일문제연구소장이 39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신군부의 계엄포고가 위헌이므로 이를 기반으로 유죄 판결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15일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 소장 재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백 소장과 함께 실형을 선고받았던 재야 인사들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백 소장은 YWCA 위장결혼 사건으로 1980년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백 소장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 1980년 8월26일 기각돼 수감 생활을 하다 다음해인 1981년 3·1절 특사로 석방됐다.

YWCA 위장결혼 사건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 신군부 세력이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려 하자 백 소장 등 재야 인사들이 서울 YWCA회관에서 결혼식으로 위장해 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를 한 것이다.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백 소장 등 재야 인사들은 용산구 국군보안사령부 서빙고 분실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했다.

백 소장 등은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사유만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당연무효이고, 설령 유효하다 해도 당시 전두환 계엄사령관이 대통령 권한대행 승인 없이 계엄포고를 발령해 무효다"며 "민주회복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의사 아래 이뤄진 것으로 국민에게 인정하는 저항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39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는 백 소장 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가 발령될 당시의 국내외 정치상황 및 사회상황이 경찰력만으로 도저히 수습 불가능하고 군병력을 동원해야만 할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워 계엄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그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이고 무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엄포고가 애초 위헌·무효인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범죄가 아니다"면서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고 무죄 판결했다.

한편 유신헌법 철폐 100만명 서명운동 등을 펼치며 대표적인 민주 인사로 꼽히는 백 소장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4년에는 긴급조치 1호 위반 사건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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