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청

화순엔 운주사만 있는게 아니랍니다

입력 2019.11.15. 10:36 댓글 3개

통일신라시대의 고찰 화순 쌍봉사는 한국불교 구산선문의 한 줄기인 사자산문의 기초를 닦은 사찰로 쌍봉사를 개창한 철감국사는 경문왕의 스승으로 덕망이 아주 높았다고 하며 철감국사의 호인 쌍봉을 절의 이름으로 하여 한때는 400여 칸의 건물이 있을 정도로 사세가 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몇 차례 중창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쌍봉사는 절 마당의 수백 년 된 세 그루의 느티나무와 극락전 뒤편에 단풍나무가 많아 단풍철이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화순의 대표 여행지이며 쌍봉사가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와 더불어 대웅전과 호성전의 특이한 전각을 관람하며 올해 막바지 가을을 즐겨 보세요.

쌍봉사는 일주문을 통하지 않고 천왕문 앞의 주차장으로 진입을 하면 비단 잉어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으며 반대편으로 최근 조성한 성보박물관이 있으나 아직 운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사천왕을 모신 천왕문은 반대쪽에 해탈문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어 하나의 전각에서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있어요.

문 사이로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희귀한 건축물인 삼층 목탑 구조의 대웅전입니다.

대웅전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였으나 신도의 실수로 인해 전소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전각으로 이런 형태의 전각은 법주사의 팔상전이 있으며 정사각형의 3층 목탑 구조로 문화재적 가치가 큰 귀중한 건축물이었는데 현재의 건물은 화재 후 1984년 원형으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천왕문과 대웅전 사이에 넓은 마당 겸 정원이 있고 왼쪽으로 범종각과 그 사이에 느티나무 고목이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쌍봉사에서 꼭 봐야할 문화재가 있습니다.

국보 제 57호인 철감선사 탑과 보물 제 163호인 철감선사 탑비가 오솔길을 약 100m 정도 올라가면 만나볼 수 있는데요. 

가을에 이 오솔길이 특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한국의 차 문화를 부흥시킨 초의선사의 시가 걸려있고 다람쥐가 오가는 대나무 숲길입니다.

작은 계곡에 돌다리가 놓여 있고 그 주변으로 단풍나무를 심어 고즈넉한 산사의 가을 풍경을 화려하게 꾸며주고 있죠. 

계단의 끝자락에 있는 두 기의 문화재는 쌍봉사에서 꼭 관람해야 하지만 이 길을 올라가는 것이 곧 가을을 만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보물 제 170호인 철감선사 탑비는 가운데 글이 새겨진 비신은 사라졌지만 거북이 모양의 받침돌인 귀부와 비신 위에 올려놓는 용의 모양을 새긴 이수가 남아 있습니다. 

귀부와 이수를 장식하고 있는 조각이 당대 최고 수준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국보 제 57호인 철감선사 탑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여러 부도 탑 중에서도 조각과 장식이 가장 화려하여 ​석조물로서 최고의 극치를 가진 걸작품이란 찬사를 받고 있어요. 

천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조각들이 현재도 뚜렷하게 남아 있으니 장식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당시 석공예의 찬란한 기술을 감상해보세요.

두 기의 문화재를 감상하고 다시 쌍봉사 경내로 내려가면서 자연의 화려함도 함께 해야죠. 

화려하게 물이 든 단풍나무와 낙엽으로 덮인 길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남겨 보세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경내로 들어와 처음 만나는 전각이 바로 지장전입니다. 

​지장전에는 최근 보물 제 1726호로 지정된 목조 지장보살상을 비롯해 불상 21구가 있는 곳으로 채색이 퇴색되었으나 현재 기술로 복원이 불가능하여 그대로 보존하고 있답니다. 

이 불상에서는 조성발원문이 발견되어 조성 연대와 누구 조성했는지 그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운혜라는 조각승이 1667년 조성을 했습니다.

지장전 옆은 극락전이며 입구 계단 좌우에 홍 단풍나무를 심었는데 단풍이 절정인 지금 쌍봉사에서 가장 화려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으로 ​절정을 넘긴 단풍잎은 주변 지면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극락전에 봉안되어 있는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 252호로 조선시대에 조성된 불상인데요.

대웅전 화재 당시 피해를 입을 뻔 했으나 극락전 입구의 단풍나무 두 그루가 한여름 절정의 녹음으로 화재를 막았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극락전 앞에서 본 대웅전은 붉은 홍 단풍과 아직은 단풍이 물들지 않은 느티나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쌍봉사와 마주한 산의 단풍까지 더해져 멋진 가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쌍봉사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유일한 "T"자형 전각인 호성전이 있습니다. 

조성 당시에는 세조의 위패를 봉안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추정하고 있으나 현재는 쌍봉사의 창건주인 철감, 도윤선사와 철감선사가 중국에서 유학을 할 때 만난 고불로 칭송받고 있는 조주선사의 진영을 모신 전각이랍니다.

호성전 오른쪽으로 요사채가 있으며 그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 단풍나무 숲이 울긋불긋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 숲은 아쉽게도 경사 급한 산이라서 가까이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템플스테이 관으로 운영되는 건물 처마엔 곶감을 만들기 위해 깎아 걸어 놓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가을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마루에 잠시 걸터앉아 반대쪽을 보면 정겨운 돌담과 돌담에 바짝 붙어 절정을 기다리는 단풍나무가 있으며 돌담 넘어 대웅전의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대웅전 앞으로 나오면 넓은 잔디밭에 고목의 감나무가 새들에게 먹이가 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템플스테이 관과 종무소 앞으로 돌담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습니다.

쌍봉사의 가장 화려한 풍경을 감상하려면 느티나무 사이의 테이블에 앉아 지장전과 극락전을 바라보며 뒤편의 산과 극락전 앞의 두 그루의 단풍나무에 물든 가을을 가만히 만끽하면 됩니다.

느티나무 사이의 테이블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가을입니다.  낙엽이 쌓여가고 바람에 낙엽이 날리기도 하며 단풍이 곱게 물든 산을 바라보며 그 옆의 푸른 대나무 숲의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다양한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장소죠.

화순 쌍봉사에서 만나는 가을은 산사의 고즈넉함이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 본 게시글은 전라남도 SNS 관광 기자단 심철 기자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3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