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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변호인' 긴즈버그 대법관, 건강 문제로 심리 불참
입력 2019.11.14. 14:11 댓글 0개【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의 주인공이자 미 최고령 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이 건강 악화로 대법원 재판 일정에 불참했다.
CNN과 CNBC에 따르면 긴즈버그 대법관은 13일(현지시간) 대법원에서 예정됐던 인종차별 소송 등 2개 일정에 불참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질병으로 불참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1999년과 2009년 각각 결장암과 췌장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연말엔 집무실에서 넘어져 갈비뼈 골절로 입원 치료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폐에서 악성 물혹이 발견돼 폐엽 절제술을 받기도 했다. 올 여름엔 3주 동안의 방사선 집중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인종차별에 반대하고 여성과 성소수자 권리를 옹호해온 미 대법원 내 '진보 투사'로 꼽힌다. 올해 들어선 남성 중심의 미 법조계에서 싸워온 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 개봉되기도 했다.
그의 건강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니다. 그가 건강 문제로 직무에서 물러날 경우 대통령이 추가로 대법관을 임명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대법관 교체가 이뤄질 경우 보수 성향 대법관 임명이 예상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을 연이어 임명하며 미 연방대법원 구성은 보수 성향 5명 대 진보 성향 4명으로 재편된 상황이다. 이때문에 최고령 긴즈버그 대법관의 건강 문제에 사회정치적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한편 미국에선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앨라배마, 조지아 등에서 반(反)낙태(임신중단) 주법이 제정됐다. 친임신중단 단체는 이를 주법 소송을 유도함으로써 지난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 Wade·이 사건을 통해 미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최초로 인정함)' 판결을 전복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인 지난 2016년 대선 토론회에서 "나는 생명친화적(pro-life)인 사람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다면 생명친화적 판사를 임명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생명친화는 임신중단 반대론자들이 스스로를 칭하는 용어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5월 인디애나의 과거 임신중단 제한 법률 효력을 다투는 판결에서 기명 의견서를 통해 배아 및 태아의 생존능력보다 여성의 임신중단 선택권이 우선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그는 아울러 동료 대법관이 임신중단 관련 사건을 다루며 여성을 상대로 '엄마'라는 표현을 수차례 쓴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imzer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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