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개혁을 생각한다

입력 2019.11.13. 18:13 수정 2019.11.13. 18:13 댓글 0개
김영태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주필

사퇴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은 단지 이념적 대립만 낳은게 아닐 거다. 생각과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면 행동의 양태 또한 다르게 마련이다. 진보는 조금 더 왼쪽이고, 보수는 오른편, 중도는 가운데 쯤이라지만 부조리로 집약되는 불평등, 불공정을 혁파해야 한다는 이들과 이를 태생적으로 거부하는 반동세력은 예나 다름없이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서 비롯된 광장을 통한 극한 갈등의 표출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고뇌를 안겨주었다. 광장으로 모여든 시민들의 외침과 분노, 촉구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거다. 마치 지난 2016년의 촛불을 재소환한 듯 광장은 무기력증에 빠진 정치를 향한 경고장이기도 했다. 상대를 향한 증오와 부정에 기반해 정쟁만을 일삼느라 구태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작업은 발도 제대로 떼지 못한 채 겉만 맴돌고 있는데 대한 대중의 집단 분노다.

정치권, 그 소임을 다할 의지 있는가

인류가 고안해낸 여러 정치 시스템 가운데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시민은 헌법제정권력자다. 우리 헌법 제1조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는 바다. 하지만 시민이 직접 나서 헌법상 명시된 모든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 권력 행사의 위임이 필요하다. 선거 등을 통해 선출된 시민의 대리인이 시민의 요구에 부응해 정부를 구성하고 국가를 운영한다. 1980년 오월 광주와 87년 6월 항쟁 등 '칼의 숲, 피의 내'(刀林血川)라는 험난한 민주화의 과정을 거쳐 형성된 87년 대통령 직선 체제가 지금까지 지향해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체계다. 독재시대에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주권자이며 헌법 제정권력자인 시민이 정치로부터 그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할 때 직접 나서는 직접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와 대척을 이룬다. 거리의 외침은 아마도 앞뒤가 꽉 막힌 대의정치의 한계를 성토하고 나선 것일 수도 있다. 연인원 1천만을 훨씬 웃도는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던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게 있는가?

당시의 촛불은 단지 권력집단의 교체를 바랐던게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척결할 개혁을 외쳤다. 그러한 개혁은 커녕,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부도덕하고 무능한 세력을 징치했지만 제도와 입법으로는 달라진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권력 집단에서 저 권력집단으로 세력만 바뀌었을 뿐이다.

탄핵을 당할만큼 도덕성은 물론 지적 능력 마저 결여된 기존의 집단에게 이를 바랄 수 없는 노릇이어서 새로운 집단을 선택해 시민의 그러한 소명을 부여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동력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잃고 애초 표방했던 시민 염원의 현실화도 요원해지는 형국이다.

일반적으로 '개혁'이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불공정을 적시하고 평등과 공정으로 바로 잡아나갈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시작돼야 한다. 국민적 공의에 따라 적폐를 유발한 제도 및 기구를 해체시키고 제대로 된 제도와 기구를 만들어 대체하는게 그 다음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령화가 필요하다. 국회에서의 법안 발의와 이의 처리를 통한 입법화를 의미한다.

권력은 나뉘어 견제되고 감시 받아야

입법기 종료를 앞둔 20대 국회에 대한 평가는 역대 최악이다. 불평등, 불공정을 해소시킬 관련 법안 처리 등 제 할 일은 외면한 채 오직 상대를 향한 증오와 반감의 언설들로 적대감을 품고 공전을 거듭해 왔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화와 설득 노력은 실종되고 정권을 부당하게 빼앗겼다는 적개심에서 비롯된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의 오기와 어깃장은 민의의 대변기구인 국회를 시정잡배들의 난장터로 만들어버렸다.

시민들의 거리낌없는 난상 토론을 바탕으로 공의(公議) 형성의 장(場)이 돼야할 건강한 시민들의 광장 또한 '선택적 정의'와 '확증편향'에 매몰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패거리 정치에 휩쓸렸기는 마찬가지다.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할 정치인들이 오히려 세 대결을 부추긴 때문이다. 그러고도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다시 표를 달라고 손짓, 발짓을 해댄다. 수오지심 자체가 없는 이들이다.

평등한 나라, 공정한 사회를 외치며 촛불이 요구했던 여러 분야의 개혁 가운데 재벌개혁은 어느 결에 물 건너 간듯한 형국이다. 그나마 정치와 사법체계의 개혁은 국회 패스트트랙에 태워져 시험대에 올라있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선거제 개편안이 그것들이다. 불공정·불평등은 권력의 집중에서 발원한다. 나뉘어 견제되고 감시받아야 할 권력이 어찌 정치권과 검찰, 법원 등에만 집중돼 있겠는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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